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이 연일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외신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을 열고 “한때 개발도상국이었다가 세계에서 가장 선진화된 나라로 탈바꿈한 한국이야말로 다양한 나라들을 잘 대변할 수 있다”면서 부산시의 엑스포 유치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소외된 나라 중 하나였고, 그랬기 때문에 세계의 여러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다른 나라들을 효과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부연했다.

부산시는 엑스포 유치를 두고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와 경쟁하고 있다. 경제계에선 엑스포 유치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가 6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 인구와 맞먹는 5000만명의 관광객이 몰리고, 5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면서다.

최 회장은 이를 언급하면서도 “단지 돈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인도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다른 나라들과 진정한(real) 관계를 맺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부산 엑스포 유치지원 민간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의 프랑스·베트남 순방에 동행한 직후 다시 유럽을 찾아 유치 활동을 펼쳤다. 그가 지금까지 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진행한 미팅이 700회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외신 대상 브리핑을 자처한 것도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마지막 5차 PT와 최종 표결이 넉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막판 표심 잡기에 전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기업들이 대(對)중국 의존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중국은 의심할 여지 없이 한국의 제1 무역 파트너이며,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시장은 없다”면서도 “중국의 국내 문제와 지정학 리스크를 고려할 때 무역 관계를 확장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연간 매출의 27%가 중국에서 나왔다.

최 회장은 우리 기업들이 인공지능(AI)과 같이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한 산업을 중심으로 분산 투자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시장이 분열됐다. 각 나라들은 과거와 같이 세계무역기구(WTO)의 통제에 얽매이지 않는다”며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중국 외) 더 작은 시장의 니즈를 파악해 다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