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 반전…Fed 금리 인상·美 원유 재고 예상 웃돌아 [오늘의 유가]
Fed 금리 인상 재개
“공급 부족·수요 둔화 줄다리기 계속될 것”



국제유가가 1% 하락했다.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에 미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적게 감소하면서다.

2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9월물은 전장보다 0.85달러(1.1%) 하락한 배럴당 78.78달러에 마감했다. 이전 4거래일 동안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근 3개월 만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날은 하락 반전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9월물도 0.72달러(0.9%) 내린 배럴당 82.92달러에 거래됐다. 역시 5거래일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제유가 하락 반전…Fed 금리 인상·美 원유 재고 예상 웃돌아 [오늘의 유가]
26일 Fed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미 기준금리는 연 5.00~5.25%에서 연 5.25~5.50%로 상승했다. 2001년 1월 이후 22여년 만의 최고치다.

Fed는 지난달 10차례 연속 인상을 멈추고 금리를 동결했다가 한 달 만에 재개했다. 연내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는 여지도 남겼다.

금리 인상은 유가에 악재다. 기업과 소비자의 이자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경제 성장이 둔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원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미 원유 재고의 감소폭도 시장 예상치보다 적었다. 26일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 원유 재고가 60만배럴 감소한 4억5682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은 225만배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휘발유와 경유 재고도 예상보다 감소폭이 크지 않았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칼디프 파트너는 “(재고) 감소폭이 크지 않아 유가에는 중립적이거나 악재였고, Fed의 금리 인상은 원유 수요와 유가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원유 공급 부족이 개선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사우디는 지난 6월부터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했으며 앞서 이를 8월까지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시장은 사우디가 감산 조치를 9월까지 연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로이터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가 9월 원유 선적을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원유 수출 감소세가 진정될 수 있다”고 전했다.

NS트레이딩의 히로유키 키쿠카와 사장은 “시장은 글로벌 공급 긴축과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