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모기업 메타가 2분기 호실적을 발표했다. 주력 사업인 광고 부문에서 인공지능(AI)과 숏폼 콘텐츠 릴스로 지난해 부진을 털어냈다는 설명이다. 3분기 실적 전망도 시장 기대를 웃돌며 메타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7% 이상 뛰었다.

○1년 반만 매출 두 자릿수 성장

26일(현지시간) 메타는 2분기 매출이 320억달러(약 40조8000억원)로 전년 동기(288억달러) 대비 1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추정치인 311억달러를 웃돌았다. 매출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건 2021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주당 순이익(EPS)은 2.98달러로 2.46달러를 기록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역시 시장 예상치(2.91달러)보다 높았다.

주력 사업인 광고 매출이 개선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메타의 2분기 광고 매출은 315억달러로 전년 동기(284억달러) 대비 11.8% 증가했다. 이 기간 메타의 평균 광고 가격이 16%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물량이 대폭 늘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2분기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으나 상승세로 반전시켰다.

메타는 지난해 애플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 변경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개인 맞춤형 기반의 광고 사업이 타격을 입었고, 경기 침체 우려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연간 매출이 뒷걸음질쳤다. 실적이 반등한 건 지난 1분기부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의 정책 변경으로 메타가 100억달러에 육박하는 매출 손실을 입은 후 AI를 활용해 광고 타게팅을 개선하면서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메타가 베팅한 숏폼 콘텐츠 릴스가 사용량이 늘면서 광고주들을 다시 끌어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타가 최근 트위터를 잡기 위해 출시한 스레드는 향후 수익성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인수 이후 트위터가 끊임없이 논란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스레드는 성공적인 출발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10억명의 사용자를 확보할 때까지 스레드에 광고를 넣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조조정도 실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저커버그 CEO는 올해를 ‘효율성의 해’로 규정하고 인력 감축 등 비용 절감에 힘쓰고 있다. 이날 메타는 2분기 말 기준 직원 수가 7만1469명으로 전년 대비 14% 줄었다고 밝혔다.

메타는 이날 3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320억~345억달러로 제시했다. 시장 예상치 313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메타버스 현실성 우려도


다만 메타가 신성장동력으로 내걸었던 메타버스 사업은 여전히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가상현실(VR) 헤드셋과 메타버스를 담당하는 메타의 리얼리티 랩 사업부는 2분기 37억달러의 영업손실 냈다. 전년 동기(28억달러)보다 확대됐다. 매출은 2억7600만달러로 같은 기간 38.9% 줄었다.

그러나 메타는 메타버스를 비롯해 AI 등 신사업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메타는 이날 2023년 연간 비용 전망치를 880억~910억달러로 이전(860억~900억달러)보다 상향 조정했다.

메타는 “AI 및 베타버스를 비롯한 가장 매력적인 기회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겠다”며 “고비용 기술 직군 위주로 인력을 구성할 것”이라며 “리얼리티 랩은 메타버스와 VR에 대한 지속적인 제품 개발 노력으로 영업손실이 ‘의미 있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커버그 CEO는 실적 발표 성명에서 “우리는 좋은 분기를 보냈다”며 “대규모언어모델(LLM) 라마2, 새 SNS 스레드 외에도 올 가을 새로운 AI 제품과 올 가을 출시할 VR 헤드셋 퀘스트3 등 흥분되는 로드맵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업계와 투자자들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보케 캐피탈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킴 포레스트는 “먼 미래를 위해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사람들이 메타버스에서 살고 싶어할지는 아무도 모르고, 매력적인 메타버스를 구축 및 운영하는 데 돈이 얼마나 필요할지도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