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5.25~5.50%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고, 한국(연 3.50%)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사상 최대치(2%포인트)로 벌어졌다.

Fed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연 5.00~5.25%이던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Fed는 정책결정문을 통해 “최근 지표에 따르면 경제 활동은 완만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 수준이 여전히 높다”고 인상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0%(전년 동월 대비)로 2021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물가상승률 목표치 2%에는 여전히 못 미치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데이터가 뒷받침된다면 기준금리를 9월 회의에서 다시 올리는 것도 틀림없이 가능한 일”이라면서도 “기준금리 유지를 선택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며 인상과 동결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놨다.

파월 의장의 모호한 발언에 이날 뉴욕증시는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0.23% 올라 1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지만, S&P500지수(-0.02%)와 나스닥지수(-0.12%)는 하락했다.

Fed의 이번 금리 인상으로 한·미 양국 간 기준금리 격차가 더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본 유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주 들어 사흘 연속 하락세를 보인 원·달러 환율은 27일에는 전날 대비 3원20전 오른 1277원70전에 마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워싱턴=정인설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