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수억원대 암호화폐 거래 논란을 계기로 국회의원들의 암호화폐 보유 내역이 공개됐다. 김 의원은 총 87종류의 코인을 거래하고, 신고일 기준 보유 자산이 8억원이 넘는 등 공격적으로 암호화폐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가 지난 27일 공보를 통해 공개한 ‘국회의원 가상자산 소유 현황 및 변동 내역’에 따르면 김 의원은 21대 국회 임기를 시작한 2020년 5월부터 신고기준일인 지난 5월 31일까지 3년에 걸쳐 총 87종의 암호화폐를 보유했거나 보유하고 있다. 신고일 기준 포트폴리오의 평가액은 약 8억3700만원이다. 종목별로는 샌드박스(평가액 약 1억5500만원), 클레이(약 9500만원), 갤럭시아(약 9300만원) 등 국내에서 발행된 ‘김치코인’을 활발하게 거래했다. 김 의원의 암호화폐 총자산은 의원 임기 시작 당시 21개 종목, 1억5000만원어치에서 3년 새 7억원가량 불어났다.

21대 국회의원 가운데 암호화폐 보유량 2위는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약 7300만원)이 차지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약 292만원어치, 황보승희 무소속 의원이 약 110만원어치를 보유해 뒤를 이었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 김상희·전용기 민주당 의원,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등은 신고일 기준 10만원이 안 되는 수준을 보유한 것으로 신고했다.

암호화폐 누적 매입금액이 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신고일 기준으로 모든 종목을 처분했다.

가상자산 보유 사실을 신고한 의원 11명 가운데 김상희·전용기·조정훈·황보승희 의원은 거래 내역까지 공개했다. 거래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의원은 권 장관을 비롯해 김남국·김정재·김홍걸·유경준·이양수·이종성 의원이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