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이 장단기금리조작 정책에서 용인하는 장기금리 상한을 연 0.5%에서 1%로 높이기로 했다. 주요국 가운데 마지막까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해온 일본이 사실상 출구전략에 시동을 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행은 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 기준금리를 연 -0.1%, 장기 기준금리는 0%±연 0.5%로 유지하면서도 “장단기금리조작 정책을 보다 유연하게 운영한다”고 결정했다. 이를 위해 가격지정 공개시장조작의 실시 기준을 연 0.5%에서 1%로 상향 조정했다.

지금까지 일본은행은 장기 기준금리인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변동폭 상한(0.5%)을 넘어서면 연 0.5%의 금리에 국채를 무제한 사들였다. 장기금리를 연 0.5% 이하로 묶어둠으로써 경기 부양, 디플레이션 탈출 등 정책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도였다. 앞으로는 장기금리가 급변동하지 않는 한 연 1%까지 오르더라도 공개시장조작을 하지 않는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가가 예상을 웃돌 위험을 차단해 금융완화를 지속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사실상 장기 기준금리를 연 0.5%에서 1%로 인상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주가는 하락하고 엔화 가치와 장기금리는 급등했다. 이날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0.4% 떨어진 32,759.23으로 마감했다. 일본은행의 결정이 발표된 직후 닛케이지수는 한때 2.4% 급락하기도 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오전에 달러당 141엔대까지 떨어졌던 엔화 가치는 오후 들어 139엔까지 급등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11%포인트 오른 연 0.550%로 9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