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시대의 종말을 선언했다. 대신 이제는 '지구가 펄펄 끓는다(global boiling)'는 의미의 지구 열대화가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지구 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지구 열대화 시대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가 7월 중순까지의 온도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는 관측 결과를 발표한데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그는 "현재 기후변화 현상이 진행 중이고 몹시 공포스러운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다만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세계 각국이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섭씨 1.5℃ 이내로 제한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면 최악의 상황을 회피할 여지는 남아있다"며 회원국의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앞서 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7월 첫 3주간 온도가 평년보다 1.5℃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1940년 관측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서 역대 가장 더운 7월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C3S는 지난달 역시 관측 이래 가장 더운 6월이었으며, 세계 평균 기온이 1991∼2020년 6월 평균치보다 0.53℃ 더 높았다고 발표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 모든 것은 기존의 예측과 반복되는 경고와 완전히 일치한다"며 "유일한 놀라운 점은 변화의 속도다"고 말했다. 이어 "본격적이고 끔찍한 기후 변화가 시작됐고, 그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전 세계가 화석 연료 사용률로 거둬들인 이익과 그럼에도 기후 변화 대책에 사실상 손놓은 상황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