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GDP 호조에 금 가격 '뚝'…2주 만에 최저 [원자재 포커스]
금 가격 1950달러선 밑으로 떨어져
美경제지표 호조로 달러 강세 영향
은·백금·구리 등 가격도 모두 하락세


국제 금 가격이 온스당 1950달러선 밑으로 떨어졌다.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좋았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금뿐 아니라 은, 구리, 백금 등 가격이 모두 하락했다.

27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8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24.40달러(1.2%) 하락한 온스당 1945.70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1일 이후 2주 만에 최저치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서 금에 대한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줄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ICE 달러화 지수는 전날보다 0.8% 오른 101.65달러에서 거래됐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성장률 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달러화 강세를 촉발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날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다음 회의인 9월엔 동결할 가능성을 열어두자 유로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한 영향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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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상무부는 27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2.4%(연율 기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분기 2.0%보다 높아진 수준으로, 고금리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경제학자 등 전문가 설문을 토대로 2분기 경제성장률이 1.8~2.0%로 전분기와 비슷하거나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전문가들의 전망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강해지고 있다. WSJ는 “모기지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재고 주택이 부족해 활발하게 신축이 이뤄지는 등 주택시장 침체 우려가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사진=마켓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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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에 채권 금리도 크게 올랐다. 시장금리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채권 금리는 3.85%에서 4.011% 상승(국채 가격은 하락) 마감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미국 중앙은행(fed) 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4.825%에서 4.939%로 상승했다.

자이캐피탈마켓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나엠 아슬람은 "미국의 경제 둔화 우려가 완화되자 Fed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도 줄고, 국채 금리가 뛰었다"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금 가격을 끌어내렸다"고 말했다.

이날 다른 귀금속 가격도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9월 인도분은 가격은 2.4% 하락한 온스당 24.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백금 10월물 가격은 2.8% 하락했고, 구리 9월물은 0.7% 떨어졌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