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대도 우스운 마세라티…"가격 인하 없다" CEO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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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데 그라소 CEO, 전 세계 주요 매체 화상 인터뷰
한국선 한국경제신문 유일 참석
"프리미엄, 럭셔리가 마세라티 가치, 가격 인하 대열 동참 안해"
16개 분기 연속 실적 개선…"명품 브랜드 정책 유지"
한국선 한국경제신문 유일 참석
"프리미엄, 럭셔리가 마세라티 가치, 가격 인하 대열 동참 안해"
16개 분기 연속 실적 개선…"명품 브랜드 정책 유지"
프리미엄과 럭셔리 결합이 마세라티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원동력입니다. 명품 차량 브랜드로써 가격 인하는 없을 겁니다.다비데 그라소 마세라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8일 로이터와 블룸버그 등 전 세계 주요 매체 30여 곳과 진행한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국내 언론 중에선 한국경제신문이 유일하게 참석했다.
그라소 CEO는 "마세라티의 목표는 소비자가 차량을 구매할 때 합당한 가격을 지불할 수 있도록 최고의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라며 "자동차 업계에서 가격은 물론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명품 브랜드인 마세라티는 '가격 인하 경쟁'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공급망을 짓눌렀던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되며 가격 인하 경쟁이 한창이다. 특히 초기 시장인 전기차의 경우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전기차 시장 1위 테슬라가 점유율 확대를 위해 마진을 낮추는 방식으로 가격 인하에 속도를 내자 여러 완성차 업체가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다만 그라소 CEO는 가격 인하 경쟁에 동참하지 않으며 수억원대 출고가를 유지, 럭셔러카가 가진 희소성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마세라티는 최고급 소재, 절제된 디자인, 장인정신이 깃든 디자인 등을 구현하기 위해 주문 제작을 고집하는 브랜드 중 하나다. 마세라티가 109년 동안 세계적인 럭셔리카 브랜드로서 입지를 유지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마세라티의 고가 정책은 국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지금껏 이 회사가 한국에 내놓은 차량 중 가격이 1억원 아래로 책정된 차량은 최근 출시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그레칼레(9900만원) 뿐이다. 마세라티의 올해 상반기 한국 시장 판매량은 223대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38.1% 급감했지만,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고가 정책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그라소 CEO는 "마세라티는 프리미엄과 럭셔리라는 두 가지 부분을 결합해 고객이 지불할 수 있는 가치를 제공해줌으로써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프리미엄과 럭셔리를 고수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격 인하 경쟁에 참여한다면 고객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세라티는 앞으로도 고가 정책을 유지해 실적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 1만5300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전년 대비 42% 증가한 수치다. 그레칼레와 그란 투리스모 판매량 증대에 힘입은 결과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21억유로(약 1700억6300만원)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마세라티는 내년까지 영업이익률을 15%까지 높이는 게 목표다. 장기적으론 이 수치를 2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그라소 CEO는 "마세라티는 올해 2분기까지 16개 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상승했다"며 "올해 상반기 42%의 판매량 증대라는 실적으로 볼 수 있듯 마세라티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라소 CEO는 향후 IPO(기업공개)에 대한 계획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스텔란티스의 자회사인 마세라티는 최근 분사설이 불거진 바 있다. 그라소 CEO는 "IPO 추진이나 분사는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일'"이라며 "마세라티는 브랜드와 사업 확장에 치중하는 데도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