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를 때 못 사서 속 쓰렸는데…" 무주택자들 '발 동동' [돈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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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멀어지는 서울 '내 집 마련'의 꿈
비규제지역, 분양가 계속 오르고
규제지역, 분양가 상한제 적용돼도 여전히 높은 가격
"서울 분양시장 '빈익빈 부익부' 현상 심화할 것"
비규제지역, 분양가 계속 오르고
규제지역, 분양가 상한제 적용돼도 여전히 높은 가격
"서울 분양시장 '빈익빈 부익부' 현상 심화할 것"
"요즘 서울에서 분양하는 단지들 모델하우스란 모델하우스는 다 돌아다니는 것 같아요. 서울에 내 집 하나 마련해보겠다고 애를 쓰고 있는 거죠. 그런데 분양가가 오르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빨라요. 이래 가지곤 내 집 마련이 가능하기나 할지, 걱정이네요."(서울에 있는 한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50대 최모씨)
서울에서 집을 마련하려는 무주택자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부담이 점점 커져서입니다. 2021년까지 이어진 집값 폭등기에 집을 사지 못해 속이 쓰렸던 무주택자들은 이번에도 매수 시기를 놓칠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2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임대 제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이달 기준 1755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0년 전인 2014년 938만원보다 1.87배 뛰었습니다. 연도별로 2016년 1049만원으로 1000만원대를 넘어선 이후 2018년 1290만원, 2020년 1395만원, 지난해 1523만원 등 매년 꾸준히 올랐습니다.
서울도 마찬가지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분양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서울 3.3㎡당 분양가는 기준 3088만원입니다. 2016년 3.3㎡당 분양가는 2066만원이었는데 △2017년 2142만원 △2018년 2288만원 △2019년 2613만원 △2020년 2691만원 등으로 가파르게 치솟았습니다. 이어 2021년엔 3011만원으로 3000만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 2964만원으로 감소했다가 올해 다시 3000만원대로 복귀했습니다.
분양가가 빠르게 오르는 까닭은 자잿값과 인건비가 상승해서입니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 등으로 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인건비도 덩달아 오르면서 공사비가 상승, 분양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개별 단지로 보면 분양가 상승은 더 피부에 와닿습니다. 상반기 분양한 단지 가운데 분양가가 가장 높았던 단지(전용 84㎡ 기준)는 올해 3월 분양한 영등포구 양평동1가 '영등포자이디그니티'로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11억7900만원이었습니다. 하반기엔 광진구 자양동에서 분양하는 '롯데캐슬 이스트폴' 전용 84㎡가 14억9000만원입니다. 지역별, 입지별 등 여러 조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다른 단지를 같은 선상에 놓고 분양가를 비교하긴 어렵겠지만 실수요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동대문구 청량리동 들어서는 단지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한 60대 실수요자는 "분양가가 오른다는 얘기는 올해 초부터 적잖이 들어와서 알고는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막상 분양가가 억 단위로 오르다 보니 당장 돈을 내야 하는 입장에서 고민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고 하는 강남 3구와 용산구도 접근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규제지역에서 분양한 용산구 한강로2가 '용산 호반써밋 에이디션' 전용 84㎡ 분양가는 16억3390만원입니다. 중대형 면적인 전용 105㎡는 20억7070만원, 122㎡는 25억2990만원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용산구 한강로3가 '센트럴파크' 전용 102㎡는 지난 5월 30억원에 손바뀜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시세보다 10억원가량 낮지만, 무주택자들이 쉽게 청약하기 어려운 가격입니다.
국내 부동산 시장 최상급지 강남에 분양을 앞둔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 분양가는 3.3㎡당 6000만~7000만원 수준으로 나올 것이란 의견이 많습니다. 만약 7000만원대로 책정된다면 전용 59㎡는 18억원대, 전용 84㎡는 21억원대로 추정됩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3.3㎡당 1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분양가는 못해도 3.3㎡당 7000만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양가를 충분히 지불할 수 있는 예비 청약자들에게는 '로또'가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예비 청약자들에겐 기회가 전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비규제지역은 규제가 없어 분양가가 시세 수준으로 올라오고 있고 규제지역에선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고는 하지만 일반 예비 청약자들에게 부담이 되는 금액이 될 것"이라면서 "2021년까지 집값 급등기 내 집 마련하지 못한 무주택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지만 앞으로 서울 분양시장에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점차 심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서울에서 집을 마련하려는 무주택자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분양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부담이 점점 커져서입니다. 2021년까지 이어진 집값 폭등기에 집을 사지 못해 속이 쓰렸던 무주택자들은 이번에도 매수 시기를 놓칠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2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임대 제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이달 기준 1755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0년 전인 2014년 938만원보다 1.87배 뛰었습니다. 연도별로 2016년 1049만원으로 1000만원대를 넘어선 이후 2018년 1290만원, 2020년 1395만원, 지난해 1523만원 등 매년 꾸준히 올랐습니다.
서울도 마찬가지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분양시장동향’에 따르면 올해 서울 3.3㎡당 분양가는 기준 3088만원입니다. 2016년 3.3㎡당 분양가는 2066만원이었는데 △2017년 2142만원 △2018년 2288만원 △2019년 2613만원 △2020년 2691만원 등으로 가파르게 치솟았습니다. 이어 2021년엔 3011만원으로 3000만원을 넘어선 이후 지난해 2964만원으로 감소했다가 올해 다시 3000만원대로 복귀했습니다.
분양가가 빠르게 오르는 까닭은 자잿값과 인건비가 상승해서입니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물가 상승 등으로 자재 가격이 상승했고 인건비도 덩달아 오르면서 공사비가 상승, 분양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개별 단지로 보면 분양가 상승은 더 피부에 와닿습니다. 상반기 분양한 단지 가운데 분양가가 가장 높았던 단지(전용 84㎡ 기준)는 올해 3월 분양한 영등포구 양평동1가 '영등포자이디그니티'로 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11억7900만원이었습니다. 하반기엔 광진구 자양동에서 분양하는 '롯데캐슬 이스트폴' 전용 84㎡가 14억9000만원입니다. 지역별, 입지별 등 여러 조건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다른 단지를 같은 선상에 놓고 분양가를 비교하긴 어렵겠지만 실수요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 커졌습니다. 동대문구 청량리동 들어서는 단지 모델하우스에서 만난 한 60대 실수요자는 "분양가가 오른다는 얘기는 올해 초부터 적잖이 들어와서 알고는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막상 분양가가 억 단위로 오르다 보니 당장 돈을 내야 하는 입장에서 고민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고 하는 강남 3구와 용산구도 접근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규제지역에서 분양한 용산구 한강로2가 '용산 호반써밋 에이디션' 전용 84㎡ 분양가는 16억3390만원입니다. 중대형 면적인 전용 105㎡는 20억7070만원, 122㎡는 25억2990만원입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용산구 한강로3가 '센트럴파크' 전용 102㎡는 지난 5월 30억원에 손바뀜했습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시세보다 10억원가량 낮지만, 무주택자들이 쉽게 청약하기 어려운 가격입니다.
국내 부동산 시장 최상급지 강남에 분양을 앞둔 강남구 청담동 '청담 르엘' 분양가는 3.3㎡당 6000만~7000만원 수준으로 나올 것이란 의견이 많습니다. 만약 7000만원대로 책정된다면 전용 59㎡는 18억원대, 전용 84㎡는 21억원대로 추정됩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아파트 가격이 3.3㎡당 1억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분양가는 못해도 3.3㎡당 7000만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분양가를 충분히 지불할 수 있는 예비 청약자들에게는 '로또'가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예비 청약자들에겐 기회가 전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비규제지역은 규제가 없어 분양가가 시세 수준으로 올라오고 있고 규제지역에선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고는 하지만 일반 예비 청약자들에게 부담이 되는 금액이 될 것"이라면서 "2021년까지 집값 급등기 내 집 마련하지 못한 무주택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지만 앞으로 서울 분양시장에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점차 심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