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사노피 반환 당뇨약, 한국인 맞춤 비만약으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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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에페글레나타이드, 국내 3상 신청
BMI 25 이상 한국형 비만약으로 개발
BMI 25 이상 한국형 비만약으로 개발
한미약품이 사노피로부터 기술반환 받은 GLP-1 계열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한국인 맞춤 비만약으로 개발한다.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국내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제를 개발하면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GLP-1 제제를 출시하면서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는데다 품귀현상을 빚는 것도 국산 GLP-1 시장 확대엔 도움이 될 것이란 평가다.
한미약품은 지난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비만약 임상 3상을 위한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서(IND)를 제출했다고 31일 밝혔다.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일주일에 한번 투여하는 대사질환 치료제로 개발해왔다. 비만약으로 식약처 승인을 받으면 상용화 작업을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15년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 개발권 등을 이전해갔던 물질이다. 당시 최대 5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이었다. 하지만 사노피는 2020년 6월 이 물질의 개발권을 다시 한미약품 측에 반환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 속도가 늦어진 데다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와 오젬픽 등 유사한 계열의 치료제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시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미약품과의 계약 이후 사노피는 대사질환자 6000여명을 대상으로 5건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했다. 기술 반환 이듬해인 2021년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해당 임상 결과를 구두 발표하고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그만큼 잠재력은 확인했다는 게 한미약품 측의 설명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환자 4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심혈관계 안전성 연구(CVOT)에서 주요 심혈관계·신장질환 사건 발생 위험도가 줄어드는 게 입증됐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한국인 비만 기준(BMI 25kg/㎡)에 최적화해 '한국인 맞춤형 GLP-1'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GLP-1 비만약을 선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서양의 고도비만 환자에게 맞춘 치료제라는 것이다.
업체 관계자는 "한국 제약사가 독자 기술을 통해 개발한 최초의 GLP-1 비만신약으로 한국인 체형과 체중을 반영한 '한국인 맞춤형 비만약'으로 개발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출시한 GLP-1 비만약이 고가인 데다 세계적 공급 부족 사태 탓에 한국 시장 상륙 시점이 불투명한 것도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쟁력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했다. 좀더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하면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한국인 맞춤형 GLP-1'이라는 개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약품은 비만약 출시 경험도 있다. 2010년 초반까지 시부트라민 성분 개량신약 비만약 '슬리머'를 블록버스터 약물로 키웠다. 당시 인기 배우 김희애씨와 함께 비만 치료 캠페인을 펼치면서 한국인에 맞는 건강한 체중 감량의 중요성을 홍보했다. 이런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용화 후 마케팅 전략을 세울 계획이다.
김나영 한미약품 전무(신제품개발본부장)는 "상대적으로 BMI 수치가 높은 서양인 환자들을 타깃으로 개발된 외국산 GLP-1 비만약 보다 한국인에게 최적화 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며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혁신적 잠재력은 대규모 글로벌 임상을 통해 확인됐기 때문에 국내 임상을 빠르게 진행해 가급적 빨리 국내 시장에 우선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 비만치료제 개발은 최근 한미그룹이 발표한 R&D 중장기 계획 중 '중기 전략'에 포함됐다. 한미약품은 GLP-1 유사체를 활용해 다양한 글로벌 혁신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GLP-1에 글루카곤을 더한 듀얼아고니스트는 미국 머크(MSD)에 기술수출돼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를 위한 글로벌 2b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GLP-1과 GIP,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트리플아고니스트도 NASH 치료 표적 글로벌 2b상 시험을 진행중이다. 트리플아고니스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 의약품청(EMA), 국내 식약처로부터 특발성폐섬유증 등 여러 분야의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한미약품은 지난 28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비만약 임상 3상을 위한 임상시험계획 승인 신청서(IND)를 제출했다고 31일 밝혔다.
한미약품은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일주일에 한번 투여하는 대사질환 치료제로 개발해왔다. 비만약으로 식약처 승인을 받으면 상용화 작업을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15년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 개발권 등을 이전해갔던 물질이다. 당시 최대 5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이었다. 하지만 사노피는 2020년 6월 이 물질의 개발권을 다시 한미약품 측에 반환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 개발 속도가 늦어진 데다 노보노디스크의 삭센다와 오젬픽 등 유사한 계열의 치료제들이 속속 출시되면서 시장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미약품과의 계약 이후 사노피는 대사질환자 6000여명을 대상으로 5건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했다. 기술 반환 이듬해인 2021년 6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해당 임상 결과를 구두 발표하고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JM)에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그만큼 잠재력은 확인했다는 게 한미약품 측의 설명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환자 4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심혈관계 안전성 연구(CVOT)에서 주요 심혈관계·신장질환 사건 발생 위험도가 줄어드는 게 입증됐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한국인 비만 기준(BMI 25kg/㎡)에 최적화해 '한국인 맞춤형 GLP-1'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GLP-1 비만약을 선보이고 있지만 대부분 서양의 고도비만 환자에게 맞춘 치료제라는 것이다.
업체 관계자는 "한국 제약사가 독자 기술을 통해 개발한 최초의 GLP-1 비만신약으로 한국인 체형과 체중을 반영한 '한국인 맞춤형 비만약'으로 개발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출시한 GLP-1 비만약이 고가인 데다 세계적 공급 부족 사태 탓에 한국 시장 상륙 시점이 불투명한 것도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쟁력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했다. 좀더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하면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제적인 한국인 맞춤형 GLP-1'이라는 개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약품은 비만약 출시 경험도 있다. 2010년 초반까지 시부트라민 성분 개량신약 비만약 '슬리머'를 블록버스터 약물로 키웠다. 당시 인기 배우 김희애씨와 함께 비만 치료 캠페인을 펼치면서 한국인에 맞는 건강한 체중 감량의 중요성을 홍보했다. 이런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에페글레나타이드 상용화 후 마케팅 전략을 세울 계획이다.
김나영 한미약품 전무(신제품개발본부장)는 "상대적으로 BMI 수치가 높은 서양인 환자들을 타깃으로 개발된 외국산 GLP-1 비만약 보다 한국인에게 최적화 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며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혁신적 잠재력은 대규모 글로벌 임상을 통해 확인됐기 때문에 국내 임상을 빠르게 진행해 가급적 빨리 국내 시장에 우선 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 비만치료제 개발은 최근 한미그룹이 발표한 R&D 중장기 계획 중 '중기 전략'에 포함됐다. 한미약품은 GLP-1 유사체를 활용해 다양한 글로벌 혁신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GLP-1에 글루카곤을 더한 듀얼아고니스트는 미국 머크(MSD)에 기술수출돼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를 위한 글로벌 2b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GLP-1과 GIP,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하는 트리플아고니스트도 NASH 치료 표적 글로벌 2b상 시험을 진행중이다. 트리플아고니스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유럽 의약품청(EMA), 국내 식약처로부터 특발성폐섬유증 등 여러 분야의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