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충남 화양리 일원에서 인부들이 무너진 제방을 복구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지난 18일 충남 화양리 일원에서 인부들이 무너진 제방을 복구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시멘트업체들의 주가가 오르고 있다. ‘역대급’ 강수량을 기록한 올 장마 이후 수해 재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에서다. 각 업체들이 시멘트 가격 인상에 나서는 것도 실적 개선에 일부 도움을 줄 전망이다.

31일 아세아시멘트는 전 거래일 대비 6.45% 오른 974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는 각각 2.87%, 4.08% 상승했다. 국내 최대 시멘트업체인 쌍용C&E는 2.32%, 삼표시멘트는 2.62% 올랐다. 성신양회는 1.67% 높은 9140원에 거래됐다.

이들 기업들은 수해 복구 수요에 따라 일감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폭우로 인해 무너진 제방이나 산사태 예방용 옹벽, 축대 등을 개·보수할 때 시멘트가 필수 재료라서다. 올해는 장마 기간 비가 많이 내려 시설 보수 필요성도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5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648.7㎜였다. 평년(356.7㎜)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주택·도로 등 시설 피해는 1만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도 수해 복구에 돈줄을 풀 전망이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수해 피해 지원기준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주택 파손 피해를 본 이에게 기존보다 최대 6700만원을 더 지원한다. 같은날 윤석열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만나 수해 복구에 대해 “종전보다 기준을 대폭 상향해 충분히 지원하라”고 했다.

통상 시설 복구 작업은 9월부터 본격화한다. 시멘트 출하량도 이 때부터 늘어난다. 매출 증가가 실적에 반영되는 시기는 3분기 말에서 4분기께다.

각 업체는 이달들어 시멘트 단가를 올리고 있다. 쌍용C&E는 이달부터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t당 기존 대비 14.1%, 성신양회는 14.2% 인상했다.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는 오는 9월 출하분부터 가격을 12.8% 올릴 예정이다.

업계는 다른 업체들도 하반기 중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시멘트 공정에 투입되는 전력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악화된 영업이익을 일부 개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력비는 전년 동기 대비 누적 1kWh당 42.7원이 올라 약 45% 늘었다. 시멘트 제조원가의 5분의 1 정도를 전력비가 차지한다.

중장기 실적 변수는 건설 경기다. 장문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금융 냉각과 공사비 급등이 맞물리면서 올해와 내년 착공 물량이 얼마나 줄어들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며 “착공 물량이 줄어든다면 시멘트 판매 가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