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가격 인상을 둘러싼 건설업계와 시멘트업계 간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시멘트 가격 인상이 분양가 상승을 초래한다고 주장하고, 시멘트업계는 가격이 동결됐을 때도 분양가가 뛴 만큼 상관관계가 낮다며 맞서고 있다.

31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와 계열사인 한일현대시멘트는 오는 9월 1일부터 시멘트 가격을 t당 10만5000원에서 11만8400원으로 12.8% 인상한다고 레미콘업계에 통보했다.

앞서 쌍용C&E와 성신양회도 7월부터 시멘트 가격을 각각 14.1%, 14.3%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건설업계는 시멘트업계의 가격 인상이 공사비 상승을 부채질한다고 공격하고 나섰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시멘트 가격 불안정이 공사 재료비에 미치는 파급효과’ 보고서를 통해 “시멘트 가격이 현재보다 7~10% 오르면 100억원 규모 공사를 기준으로 최고 1억1400만원의 재료비가 추가로 든다”고 주장했다.

시멘트업계는 과거 시멘트 가격과 분양가 비교 자료를 내 이 같은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이 자료를 보면 국내에서 시멘트 가격은 2014~2020년 공시 기준 7만5000원으로 7년간 변화가 없었다. 같은 기간 대한주택보증공사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당 약 246만4000원에서 361만7000원으로 46.8%가량 올랐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가격 인상이 분양가 상승 주범이라는 건설업계 주장이 맞는다면 시멘트 가격이 동결됐던 시기에 아파트 분양가가 50% 가까이 오른 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멘트 등 재료비가 분양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주택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아파트 분양원가에서 시멘트 등 각종 원자재를 포함한 전체 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6%에 그친다. 택지조성원가가 39%, 도급공사비가 46%로 조사됐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