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체 주가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역대급 강수량을 기록한 올해 장마 이후 대규모 수해 재건 수요가 예상돼서다. 업체들이 시멘트 가격을 인상한 것도 실적 개선에 일부 도움을 줄 전망이다.

시멘트株 불기둥…"수해 재건 수요 부각"
31일 아세아시멘트는 6.45% 오른 974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27일부터 3거래일 연속 올랐다. 한일시멘트한일현대시멘트도 이날 각각 2.87%, 4.08% 상승했다. 국내 최대 시멘트업체인 쌍용C&E는 2.32%, 성신양회는 1.67% 올랐다.

이들 시멘트업체는 올 하반기 수해 복구가 본격화하면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시멘트는 폭우로 인해 무너진 제방과 산사태 예방용 옹벽, 축대 등을 개·보수할 때 필수 재료다. 올해는 장마 기간에 비가 많이 내려 시설 보수 필요성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6월 26일부터 7월 25일까지 전국 평균 강수량은 648.7㎜였다. 평년(356.7㎜)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정부도 수해 복구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이날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수해 피해 지원 기준에 따르면 주택 파손 피해를 본 수재민은 기존보다 최대 6700만원을 더 지원받는다.

이런 수해 복구가 시멘트업체 실적에 반영되는 시기는 3분기 말에서 4분기께로 예상된다.

시멘트 단가 인상도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쌍용C&E는 7월부터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t당 기존 대비 14.1%, 성신양회는 14.2% 인상했다.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는 오는 9월 출하분부터 가격을 12.8% 올리기로 했다. 이런 단가 인상을 통해 전력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악화된 영업이익을 일부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장기 실적 변수는 건설경기다. 장문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불확실한 부동산시장과 공사비 급등이 맞물리면서 올해와 내년 착공 물량이 얼마나 줄어들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며 “착공 물량이 감소한다면 시멘트업체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