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수출 이면의 산업경쟁력에 주목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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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갈등·코로나·우크라戰에
한국의 교역구조 빠르게 변화
최상위 시장서도 통할 수 있는
제품경쟁력·시장 침투력 필요
매력적 산업 환경도 만들어야
김동수 산업硏 산업통상연구본부장
한국의 교역구조 빠르게 변화
최상위 시장서도 통할 수 있는
제품경쟁력·시장 침투력 필요
매력적 산업 환경도 만들어야
김동수 산업硏 산업통상연구본부장
2017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한한령 시작, 2018년부터 본격화한 미국과 중국 간 전략 경쟁, 2020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교역 감소와 공급망 불안…. 뒤이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 경제 위축과 에너지 가격 상승을 가져왔고 우리나라의 교역 구조를 빠르게 변화시켰다.
누적된 충격이 단기적인 영향을 넘어서 구조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이 기간에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은 한국산 제품에 대해 상당 수준의 국산 대체를 이뤘다. 교역 감소 및 교역으로 인한 부가가치 창출 감소는 우리 경제에 근본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 교역 구조에는 두 가지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하나는 대중 수출을 포함해 수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이는 일시적이라기보다 제품의 경쟁력 약화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변화는 소재와 장비 등을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한국의 산업 구조 특성상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증가하면서 대중 수입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인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와 이로 인한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의 이원화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중국의 산업 가격경쟁력을 높여줌으로써 우리의 경쟁력을 낮추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직면했다.
첫째, 무엇보다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제품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지닐 때 수출 증진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다. 어려운 산업환경 속에서도 우리나라가 어느 정도 전략적 위상을 지닐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반도체 제조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수출시장에 있어서 전략적 타기팅이 필요하다. 중국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아세안 시장 등으로 다변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가장 경쟁이 치열한 최상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현대차·기아가 중국에서 극심한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북미 시장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차량의 판매 증가로 생산 대수 기준 톱3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상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다른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셋째, 북미와 유럽 그리고 아세안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의 침투력이 중요하다. 외부환경 변화에도 커다란 충격 없이 꾸준히 한국 제품에 대한 중국의 수요를 유지할 수 있도록 침투했는가를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우리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제품의 경쟁력이 낮고 우리 제품이 교역대상국에 제대로 스며들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 반도체와 자동차, 2차전지 등이 중요한 산업 분야지만 미래 성장동력이 될 분야에 과감한 선제 투자가 이뤄져야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팅 등 디지털 경제 시대 신산업 분야의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그리고 초기 시장 창출 등이 필요하다. 최대 경쟁국인 중국은 이미 이 분야에서 우리보다 많은 기술과 인력을 축적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경제안보 측면의 경제 블록화가 당분간 추세를 이룰 전망이며,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수요시장에서 생산 입지를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In China, For China’ 또는 ‘In USA, For USA’의 형태를 이루게 될 것이다. 한국의 중간재를 중국이나 미국으로 수출해 현지 법인이 최종재를 만들어 현지 시장에서 판매하는 글로벌 공급망이 아니라 현지에서 원부자재를 조달해 생산한 뒤 현지 시장에 판매하는 형태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런 경우 기업은 생존하지만,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는 물론 나아가 한반도 내 산업은 공동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블록화 시대에 산업경쟁력을 유지하고 수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 어떤 산업환경을 조성하고 제공해야 부가가치가 높은 가치사슬 단계의 기업들을 우리나라에 안착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할 때다.
누적된 충격이 단기적인 영향을 넘어서 구조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이 기간에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은 한국산 제품에 대해 상당 수준의 국산 대체를 이뤘다. 교역 감소 및 교역으로 인한 부가가치 창출 감소는 우리 경제에 근본적인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상황을 심각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 교역 구조에는 두 가지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하나는 대중 수출을 포함해 수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이는 일시적이라기보다 제품의 경쟁력 약화에서 기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변화는 소재와 장비 등을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한국의 산업 구조 특성상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증가하면서 대중 수입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글로벌 불확실성으로 인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와 이로 인한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의 이원화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러시아에서 수입하는 중국의 산업 가격경쟁력을 높여줌으로써 우리의 경쟁력을 낮추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직면했다.
첫째, 무엇보다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제품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지닐 때 수출 증진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다. 어려운 산업환경 속에서도 우리나라가 어느 정도 전략적 위상을 지닐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반도체 제조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수출시장에 있어서 전략적 타기팅이 필요하다. 중국 시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아세안 시장 등으로 다변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가장 경쟁이 치열한 최상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현대차·기아가 중국에서 극심한 판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서도 북미 시장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차량의 판매 증가로 생산 대수 기준 톱3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상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다른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음을 의미한다.
셋째, 북미와 유럽 그리고 아세안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의 침투력이 중요하다. 외부환경 변화에도 커다란 충격 없이 꾸준히 한국 제품에 대한 중국의 수요를 유지할 수 있도록 침투했는가를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우리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낮다는 것은 그만큼 제품의 경쟁력이 낮고 우리 제품이 교역대상국에 제대로 스며들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 반도체와 자동차, 2차전지 등이 중요한 산업 분야지만 미래 성장동력이 될 분야에 과감한 선제 투자가 이뤄져야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팅 등 디지털 경제 시대 신산업 분야의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그리고 초기 시장 창출 등이 필요하다. 최대 경쟁국인 중국은 이미 이 분야에서 우리보다 많은 기술과 인력을 축적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경제안보 측면의 경제 블록화가 당분간 추세를 이룰 전망이며,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수요시장에서 생산 입지를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In China, For China’ 또는 ‘In USA, For USA’의 형태를 이루게 될 것이다. 한국의 중간재를 중국이나 미국으로 수출해 현지 법인이 최종재를 만들어 현지 시장에서 판매하는 글로벌 공급망이 아니라 현지에서 원부자재를 조달해 생산한 뒤 현지 시장에 판매하는 형태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런 경우 기업은 생존하지만,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는 물론 나아가 한반도 내 산업은 공동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주의 깊게 고려해야 한다. 새로운 블록화 시대에 산업경쟁력을 유지하고 수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우리는 지금 어떤 산업환경을 조성하고 제공해야 부가가치가 높은 가치사슬 단계의 기업들을 우리나라에 안착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