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사진=연합뉴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사진=연합뉴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노인을 "미래가 짧은 분들"이라고 칭해 노인 비하 논란에 휩싸이자,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내 조응천 의원은 1일 김 위원장의 발언에 "귀를 의심했다"고 말했고, 이상민 의원은 "몰상식하고 반상식적인 얘기"라고 개탄했다.

민주당 혁신위는 김 위원장의 발언 관련 논란이 확산하자 "논의를 위해 예시로 꺼낸 중학생의 아이디어를 왜곡해 발언의 취지를 어르신 폄하로 몰아가는 것은, 사안을 정쟁적으로 바라보는 구태적인 프레임이자 전형적인 갈라치기 수법"이라고 항변했지만,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혁신위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형국이다.

조응천 의원은 1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어제 정말 귀를 의심했다. 과연 우리 당을 혁신하러, 우리 당을 도와주러 오신 분 맞나"라며 김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혁신위 청년 좌담회에서 "둘째 아들이 22살이 된 지 얼마 안 됐는데 중학교 1~2학년일 때 '왜 나이 든 사람들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는 질문을 했다. 자기(아들)가 생각할 때는 평균 연령을 얼마라고 봤을 때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대비) '엄마 나이부터 여명까지'로 해서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 말은 합리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조 의원은 김 위원장을 향해 "아프리카 속담에 그런 얘기가 있다. '노인 한 명이 돌아가시면 도서관 하나가 없어지는 것'. 그만큼 어르신들은 삶의 지혜, 경험이 축적된 분들"이라며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제도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왜곡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조 의원은 김 위원장이 "돈 봉투 사건이 검찰에 의해 만들어졌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있다", "(이낙연 전 대표가) 계파를 살리려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코로나를 겪은 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심각했는데, 초선이 코로나 때 딱 그 초선들이더라"는 등의 발언으로 이미 여러 차례 설화를 겪은 것에 대해 언급하며 "도대체 방송 좀 안 나오거나 말씀 좀 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도 했다.

이상민 의원도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정치 분야든 사회의 다양한 분야든 무지한 건지 아니면 인식이 아주 깊게 잘못된 건지 참 너무 황당하다"며 "투표권을 나이 여명 기간에 따라서 달리하겠다 뭐 이런 말들, 그거는 굉장히 몰상식하고 반상식적인 얘기"라고 거들었다.

이 의원은 반복된 김 위원장의 설화를 언급하며 "김 위원장은 (이러한 실언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초선의원들에 대해 '코로나로 인해 학력 저하된 학생과 같다', '혁신위는 이재명 대표 체제를 전제로 한 기구' 등등 민주당이 콩가루 집안, 오합지졸이라고 해도 너무 모욕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연 그런 인식과 자세를 가지고 민주당 혁신의 역할을 앞장서서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