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대학생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에 사상 검증 더 엄격해져"
"中공산당 입당 심사 강화…시진핑, 당원 수보다 '질' 중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내외의 압박 속에 공산당의 당원 수보다 질을 중시하면서 최근 몇년간 당의 입당 심사가 강화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일 보도했다.

장쑤성의 대학생 레이 우(20) 씨는 지난달 1일 공산당 입당을 신청했다.

그는 SCMP에 "진심을 보여주기 위해 자필로 입당원서를 썼다"고 말했다.

우씨의 입당 신청서는 일주일 후 대학 내 당 업무 담당 관리가 공식 접수했다.

그러나 이는 시작일 뿐, 그가 당원이 되려면 앞으로 최소 2년의 사상 검증 작업을 통과해야 한다.

또한 여러 중국 대학의 홈페이지에 게시된 지침에 따르면 최근 몇년간 입당 신청자에 대한 정치 검증 작업은 더욱 엄격해졌다.

중국 사회과학원대학은 지난해 10월 새롭게 발표한 공산당원 선발 관련 규정에서 입당 신청자에 대한 정치 검증은 '주요 정치적 투쟁에서의 과거 행동', 당의 이론과 정책에 대한 태도를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정치적 투쟁'은 톈안먼 민주화 시위 기념일(6월 4일) 같은 민감한 기간을 가리킨다고 SCMP는 설명했다.

사회과학원대학은 또한 학생의 과거 행적과 그의 가족의 배경이나 전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학생의 고향 마을 경찰과 지역사회 관리자와도 연락을 취할 것이라고 알렸다.

그러면서 "정치 검증은 엄중해야 하며 팩트로부터 진실을 추구해야 하고 일관된 행동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정치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자는 입당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우씨는 "학교 담당자는 지난해부터 당원 선발 과정이 더욱 엄격해졌다고 말했다"며 "대학에 들어오기 전 군 복무를 마쳤거나 나처럼 학생 단체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사람 혹은 코로나19 통제 시기 같은 때에 자원봉사 활동을 적극적으로 한 사람만이 최종 후보자 명단에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젊은 당원에 대한 검증이 강화된 것은 당의 공식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공산당 중앙조직부는 지난해 30세 미만 당원 수가 2021년 7월 1일보다 18만9천명(1.5%) 줄어든 1천243만명이라고 밝혔다.

주로 대학생 당원 수가 줄어든 것으로, 2021년 305만명이었던 대학생 당원 수는 지난해 290만명으로 15만2천명(5%) 줄었다.

여기에는 입당 신청자에 대한 검증 과정과 젊은 간부에 대한 징계 감독이 강화되고 코로나19에 따른 차질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젊은 간부에 대한 검증 강화가 시 주석에게 중요하다고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원의 셰마오쑹 선임연구원은 짚었다.

셰 연구원은 공산당이 이미 중국의 모든 측면을 아우르는 데 필요한 충분한 당원 수를 확보했기 때문에 당원 1억명 달성에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신 당은 국내외 압박에 직면한 상황에서 당원의 질에 더 분명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미국과 그 동맹들로 인해 우리는 계속해서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할 것이며 당은 이에 단호히 맞서고 충성심을 보일 새로운 피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셰 연구원은 "권력의 사다리를 오르기 위해 입당하려는 자는 유혹에 넘어가 약한 고리가 될 것이기에 장기적으로 당의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며 "당원을 대상으로 한 기율위원회의 반부패 운동 외에 중앙조직부는 최근 몇년간 신규 당원 선발에서 약한 징후를 보이는 이들을 걸러내는 과정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정치 연구원은 SCMP에 지난해 11월 '제로 코로나'에 반대하는 시위에 여러 대학 학생이 참여한 후 당원 심사 과정은 더욱 엄격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당국이 해당 시위에 대해 '색깔 혁명'의 요소가 있다고 지적했기에 시위 참여는 정치적 투쟁으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색깔 혁명은 권위주의 정권 국가에서 서방 주도로 일어나는 민주주의 개혁 운동을 말한다.

검증이 더 엄격해졌지만 입당 지원자는 여전히 많다.

공산당원이 중국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입당 신청자는 약 2천100만명으로 전년보다 약 30만명 늘었다.

당원 수도 늘어났다.

작년 말 기준 중국의 공산당원은 전년보다 132만9천명 늘어 9천804만 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중국 인구(14억1천175만명)의 7%다.

이는 세계 2위 규모다.

세계에서 당원 수가 가장 많은 정당은 인도의 집권 인도국민당(BJP)으로 1억8천만명이다.

그러나 BJP가 2014년부터 집권하고 있는 것과 달리 당원 수가 그 절반인 중국 공산당은 1949년 신중국 건국 이래 중국을 다스리는 유일한 권력이라고 SCMP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1921년 당원 58명에서 출발한 이래 중국 공산당의 입장 과정은 어렵고 치열한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며 "시 주석조차 9차례의 지원 실패 끝에 1974년 입당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 학습시보의 전 편집장 덩위원은 SCMP에 "공산당은 엄격한 권력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볼셰비키의 분파로 설립됐기에 아마 세계에서 가장 입당이 어려운 정당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공산당은 분명히 당원의 수보다는 질을 볼 것"이라며 "시 주석은 자신이 집권하기 전 당내 자유로운 분위기가 당의 이상과 신념을 부패시켜 서방이 촉발하는 색깔 혁명에 직면할 때 당을 취약하게 만들 것이라 우려한다.

대학 내 당 조직을 강화하고 조이는 것이 방어를 위한 첫 단계가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