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부차 음료. 사진=연합뉴스
콤부차 음료. 사진=연합뉴스
발효차 음료인 콤부차(Kombucha)에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공복 혈당 수치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선천적으로 인슐린 분비가 안 되는 1형 당뇨병과 달리 2형 당뇨병은 비만,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후천적으로 생긴다.

1일(현지시간) 영양학 저널 '프런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에 따르면 미국 조지타운대 댄 메렌스타인 교수와 링컨 네브래스카대 로버트 허킨스 교수팀은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소규모 시험적 임상에서 콤부차의 공복 혈당 수치 강하 효과를 확인했다.

콤부차는 박테리아와 효모로 발효시킨 차로 기원전 200년 전부터 중국에서 소비됐고, 미국에서는 1990년대부터 대중화돼 건강 음료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동안 효능에 대한 증거는 제한적이었다.

메렌스타인 교수는 "콤부차는 일부 실험실 및 설치류 연구에서 혈당 강하 가능성을 보여줬고 당뇨병이 없는 사람 대상 소규모 연구에서도 혈당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당뇨병 환자에게 효과를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 12명을 2개 그룹으로 나눠 4주 동안 매일 시중에서 판매되는 콤부차 240mL와 위약 음료를 마시게 했다. 이어 복용 효과가 사라지도록 2개월을 기다린 뒤 각 그룹에 콤부차와 위약 음료를 바꾸어 마시게 했다.

연구 참가자들은 마시는 음료가 무엇인지 몰랐고, 각 단계 연구를 시작할 때와 4주간 복용이 끝난 뒤 공복 혈당 수치를 측정했다. 연구 기간에 식단 변동에 따른 영향을 제한하기 위해 사람들이 먹는 음식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그 결과, 4주간 콤부차를 마신 그룹은 평균 공복 혈당 수치가 164㎎/dL에서 116㎎/dL로 떨어졌으나 위약 음료 그룹은 162㎎/dL에서 141㎎/dL로 소폭 떨어져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미국 당뇨병 협회(ADA) 가이드라인은 공복 혈당 수치는 70~130㎎/dL을 유지할 것을 권장한다.

연구팀이 RNA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콤부차의 발효 미생물 구성을 조사한 결과 콤부차는 주로 유산균과 초산균, 효모의 일종인 '데케라(Dekkera)'로 구성돼 있으며 각 미생물은 거의 동일한 비율로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교신저자인 허킨스 교수는 "여러 제조업체의 다양한 콤부차 브랜드 연구 결과 미생물 구성과 양은 약간씩 달랐으나 중요 박테리아와 효모는 재현성이 높았고 기능적으로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논문 제1 저자인 조지타운대 차가이 멘델슨 박사는 "이 결과는 일반적인 음료가 당뇨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비적 증거를 제시한다"면서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콤부차의 혈당 강하 효과에 대한 더 확실한 답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