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더워"…서둘러 에어컨 사고 '반바지'로 출근까지
역대급 불볕더위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었다. 급하게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가전을 구입하는가 하면 '출근룩(옷차림)'으로 시원한 반바지를 찾는 움직임도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장마가 끝난 직후로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에어컨과 선풍기 수요가 급증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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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기간 전자랜드에서 에어컨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치솟았고, 선풍기 매출도 54% 늘었다.

롯데하이마트에서도 해당 기간 에어컨 매출은 약 100% 뛰어 두 배 수준으로 늘었고, 선풍기 매출은 약 35% 증가했다. 특히 무더위가 시작된 후 첫 주말과 휴일인 지난달 29일과 30일에는 에어컨과 선풍기 매출이 각각 110%, 4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이어지자 냉방 가전을 급하게 장만하려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풀이했다.
사진=무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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찜통 더위에 보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더위를 식히려는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무신사에 따르면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반바지 출근룩' 수요가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무신사TV 출근룩 콘텐츠. 사진=무신사
사진은 무신사TV 출근룩 콘텐츠. 사진=무신사
무신사가 올해 6~7월 검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남성용 반바지 검색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증가했다.

무신사 측은 "반바지는 플립플롭 슬리퍼와 반소매 티셔츠의 뒤를 이어 남성 고객이 세 번째로 많이 찾은 검색어였다"며 "실용성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젊은 남성 고객층 중심으로 ‘반바지 출근룩’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특히 데님(청) 버뮤다 팬츠의 검색량이 120% 이상 뛰기도 했다. 영국 해군 군복에서 유래한 버뮤다 팬츠는 열대나 사막 등 더운 지역에서 입기 위해 바지통이 크고 아래로 넓게 퍼진 것이 특징. 복고(레트로) 유행과 함께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감성의 'Y2K패션 열풍'이 이어지면서 데님 소재의 버뮤다 팬츠로 관심이 쏠린 것으로 풀이된다.

남성 패션 브랜드 '인템포무드'가 출시한 버뮤다팬츠는 3개월 만에 4000장 이상 팔리기도 했다. 컨템퍼러리 디자이너 브랜드 '어나더 오피스'의 반바지 제품(헤밍웨이 벨티드 쇼츠)는 30대 남성이 구매 고객의 60%를 차지하며 직장인 남성 수요가 두드러졌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정부는 폭염 위기 경보를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올해 폭염 추정 사망자는 이미 23명에 달해 지난해의 3배를 넘어섰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