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폭염에 바다도 '펄펄',양식장 초비상…어민 진땀 '뻘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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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저녁까지 양식장 수시로 드나들며 물고기·수온 체크 방제 총력전
햇빛 차단 덮개·면역증강제·산소 공급기 가동…경남도 "어민 피해 최소화" "요즘 같은 폭염에는 어민 전체가 초비상입니다.
오늘도 새벽부터 나와서 물고기 상태를 확인했어요.
"
2일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오전 11시께 경남 통영시 산양읍 연화리 인근 해상에 있는 1헥타르(㏊) 규모의 한 가두리 양식장.
이곳에서 조피볼락(우럭) 28만여마리와 참돔 6만여마리를 기르고 있는 이 모(53) 씨는 얼굴에 흐르는 땀을 연신 닦으며 이렇게 말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며 남해안 바다 수온도 급상승하면서 어민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수온이 오르면 적정 온도에서만 사는 물고기에게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또 어류에게 치명적인 적조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여름철 어민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다.
경남도에 따르면 이틀 전인 지난달 31일 도내 해역 수온은 21∼23.6도 분포로 평균 22.4도를 기록했다.
지난달 7일부터 28일 사이 장마철 수온이 평균 20.9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1.5도나 높다.
이날 오전 해당 가두리 양식장 인근 바다는 표층 온도 22.5도, 저층 온도 21.5도를 기록했다.
이씨는 "오늘은 그나마 물때와 냉수대(바다 저층의 차고 낮은 물 덩어리가 일시적으로 표층으로 이동하는 현상) 영향으로 온도가 그나마 내려갔다"며 "닷새 전에는 27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혹시나 모를 물고기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해 방제에 진땀을 빼고 있다.
오전 5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더운 날씨에도 수시로 양식장을 드나들며 수온과 물고기를 관찰한다.
가두리 양식장 위로 햇빛을 차단하는 그물 형태의 덮개도 씌어 놓았다.
강렬한 햇빛에 수온이 오르는 걸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다.
또 물고기가 고온에도 잘 버틸 수 있도록 면역증강제 등을 사료에 첨가해 주고 있다.
이씨는 "그나마 이 사료도 겨울철의 40% 수준으로 줄 수밖에 없어 애가 탄다"고 말했다.
배가 부른 물고기는 고수온이 겹치면 활동성이 낮아져 폐사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이런 이씨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물고기는 온도가 낮은 양식장 저층부에 숨어 위로 올라오질 않았다.
덮개를 열어 기자가 무릎을 꿇은 채 양식장을 뚫어져라 보아도 우럭은 한 마리조차 보기 힘들었다.
원래 먹이를 주면 잽싸게 모이지만, 이날은 사료를 '풍덩' 하고 던져도 감감무소식이었다.
이를 보던 이씨는 "2021년부터 키운 녀석들은 고온 현상이 심해지기 전에 시장에 내다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금만 더 기르다가 고수온으로 집단 폐사하면 모든 게 허사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도는 어업인 현장 간담회와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피해 최소화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이 대책은 어업인에 22t의 면역증강제 공급과 6개 시·군에 산소 공급기와 액화 산소, 저층수 공급장치, 순환펌프 등의 대응 장비를 보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도는 또 고수온 대책상황실을 가동하고, 어업인 현장대응반도 운영해 어민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햇빛 차단 덮개·면역증강제·산소 공급기 가동…경남도 "어민 피해 최소화" "요즘 같은 폭염에는 어민 전체가 초비상입니다.
오늘도 새벽부터 나와서 물고기 상태를 확인했어요.
"
2일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오전 11시께 경남 통영시 산양읍 연화리 인근 해상에 있는 1헥타르(㏊) 규모의 한 가두리 양식장.
이곳에서 조피볼락(우럭) 28만여마리와 참돔 6만여마리를 기르고 있는 이 모(53) 씨는 얼굴에 흐르는 땀을 연신 닦으며 이렇게 말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며 남해안 바다 수온도 급상승하면서 어민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수온이 오르면 적정 온도에서만 사는 물고기에게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또 어류에게 치명적인 적조를 유발한다는 점에서 여름철 어민에게 가장 큰 걱정거리다.
경남도에 따르면 이틀 전인 지난달 31일 도내 해역 수온은 21∼23.6도 분포로 평균 22.4도를 기록했다.
지난달 7일부터 28일 사이 장마철 수온이 평균 20.9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1.5도나 높다.
이날 오전 해당 가두리 양식장 인근 바다는 표층 온도 22.5도, 저층 온도 21.5도를 기록했다.
이씨는 "오늘은 그나마 물때와 냉수대(바다 저층의 차고 낮은 물 덩어리가 일시적으로 표층으로 이동하는 현상) 영향으로 온도가 그나마 내려갔다"며 "닷새 전에는 27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혹시나 모를 물고기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해 방제에 진땀을 빼고 있다.
오전 5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더운 날씨에도 수시로 양식장을 드나들며 수온과 물고기를 관찰한다.
가두리 양식장 위로 햇빛을 차단하는 그물 형태의 덮개도 씌어 놓았다.
강렬한 햇빛에 수온이 오르는 걸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다.
또 물고기가 고온에도 잘 버틸 수 있도록 면역증강제 등을 사료에 첨가해 주고 있다.
이씨는 "그나마 이 사료도 겨울철의 40% 수준으로 줄 수밖에 없어 애가 탄다"고 말했다.
배가 부른 물고기는 고수온이 겹치면 활동성이 낮아져 폐사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그러나 이런 이씨 노력을 아는지 모르는지 물고기는 온도가 낮은 양식장 저층부에 숨어 위로 올라오질 않았다.
덮개를 열어 기자가 무릎을 꿇은 채 양식장을 뚫어져라 보아도 우럭은 한 마리조차 보기 힘들었다.
원래 먹이를 주면 잽싸게 모이지만, 이날은 사료를 '풍덩' 하고 던져도 감감무소식이었다.
이를 보던 이씨는 "2021년부터 키운 녀석들은 고온 현상이 심해지기 전에 시장에 내다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금만 더 기르다가 고수온으로 집단 폐사하면 모든 게 허사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도는 어업인 현장 간담회와 관계기관 회의를 열어 피해 최소화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이 대책은 어업인에 22t의 면역증강제 공급과 6개 시·군에 산소 공급기와 액화 산소, 저층수 공급장치, 순환펌프 등의 대응 장비를 보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도는 또 고수온 대책상황실을 가동하고, 어업인 현장대응반도 운영해 어민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