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  /AP연합뉴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 /AP연합뉴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1일(현지시간)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하면서 다른 신평사인 S&P와 무디스도 피치 행보를 따라갈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S&P는 2011년 미국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린 적이 있어서 또다시 등급 강등에 동참할 지 여부에 시장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S&P와 무디스가 피치처럼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내리면 금융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그러나 S&P와 무디스는 피치처럼 미국 등급을 하향할 가능성은 아직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신용등급을 내리려면 피치처럼 부정적 관찰 대상에 편입하거나 등급 전망을 먼저 내려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은 아직 관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S&P는 2011년에 미국 국가부채 문제와 여야 간 부채한도 협상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지만 지난해와 올해엔 명시적으로 그런 내용의 보고서를 거의 내지 않고 있다.

또 2011년엔 3대 신용평가사들이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문제를 지적했다. S&P는 2011년 4월 미국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하고 넉달 뒤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내렸다.

무디스도 같은해 7월 미국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부채한도 협상이 타결되자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등급으로 유지했다.

시장에선 현재 상황이 2011년과 달라 무디스와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내리는 초강수를 둘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고 있다. 2011년엔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강대강으로 부채한도 협상을 하고 있었지만 이번엔 피치의 등급 강등 전인 지난 5월 이미 부채한도 협상을 타결지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피치의 행보가 뒷북 강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이날 트위터에 "피치의 하향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썼다. 퍼먼 교수는 "지난해 피치가 신용등급 전망을 내리면서 향후 등급 하향 조건을 3가지를 내걸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율의 급격한 증가, 거버넌스 약화, 거시경제 악화 등을 내걸었다. 이에 대해 퍼먼 교수는 "부채비율 급증은 올 상반기에 일어나지 않았고 부채한도 협상은 전체 거버넌스의 일부분에 불과하며 올해 미국경제는 작년보다 개선됐다"며 반박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오현우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