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CES에서 선보일 연료전지 시스템 트라이젠과 완전 전동식 트랙로더 T7X.  /두산 제공
두산이 CES에서 선보일 연료전지 시스템 트라이젠과 완전 전동식 트랙로더 T7X. /두산 제공

신성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ETF 심층해부

탄소중립의 리베로 수소
수소테마 ETF 아직은 부진한 성과

지난달 지구 온도가 관측이래 가장 뜨거웠다고 한다. 2021년 UN기후회의(COP26)에서는 2050년 탄소중립 필요성을 인정했으며 2022년에는 산업혁명 이전대비 평균상승온도를 1.5도로 억제하는 목표에 합의했다. 탄소중립은 선택이 아닌 인류가 가야 할 길이 되어 버렸다.

탈탄소화의 핵심은 전기화다. 이를 위해 친환경 전력 공급이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는 기상조건에 따라 발전량 변동과 지역별 편차가 심하다는 한계를 갖는다. 이런 한계들을 보완할 수 있는 움직이는 ESS(에너지저장시스템)가 수소다.

버려지거나 남는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는데 이런 기술을 수전해라고 한다. 생산된 수소를 저장하고 필요한 지역으로 운송할 수도 있다. 운송된 수소는 연료전지에 투입되어 다시 전기가 생산되고 산소와 결합되어 물로 배출된다. 생산, 운송, 저장이 가능한 수소는 탄소중립이라는 경기에서 공격과 수비를 모두 담당하는 ‘리베로’인 것이다.

하지만 수소테마와 관련된 ETF들의 성과는 부진하다. 현재 한국거래소에는 국내 주식에만 투자하는 HNARO Fn전기&수소차, KBSTAR Fn수소경제테마와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는 ARIRANG글로벌수소&차세대연료전지MV, KBSTAR글로벌수소경제Indxx 네 가지 상품이 상장되어 있다.
[마켓PRO] 2차전지 다음 테마는 수소연료전지?
ETF별로 구성업종에 따라 성과차이가 크다. ‘HANARO Fn전기&수소차’는 에코프로비엠 등 전기차 2차전지 업종을 21.42% 담고 있어 1년 수익률이 코스피보다 15.05% 높다. ‘KBSTAR Fn수소경제테마’는 코스피보다는 부진하지만 실적이 뒷받침되는 국내 자동차 업종을 32.08% 담고 있어 상대적으로 수익률 방어를 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주식에 투자하는 ETF를 보면 ‘KBSTAR글로벌수소경제Indxx’가 ‘ARIRANG글로벌수소&차세대연료전지MV’보다는 양호하다. 이유는 BP, SHELL,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와 유틸리티 기업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순수 수소밸류체인에 투자하는 ARIRANG ETF가 가장 부진하다. 아직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아 산업의 성장성이 가시적이지 않고, 기업들의 실적 변동성이 높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전기차와 2차전지도 과거 유사한 기대와 실망을 반복했다. LG에너지솔루션을 포함한 국내 2차전지 기업들의 전기차 배터리부문 이익도 오랜 기간 어려운 시간을 보낸 끝에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나 흑자전환 했다.

지난주 독일 연립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 생산능력을 5GW에서 10GW로 2배늘리는 국가수소전략을 의결했다. 미국 에너지부(DOE)도 6월 청정수소 전략 및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상기온에 관한 뉴스가 많아지고 탈탄소화를 향한 속도가 빨라질수록 관심종목 목록에 수소테마ETF도 등록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신성호 연구위원 s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