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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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인수전 참가를 가장 먼저 선언한 SM그룹이 최근 HMM 주식을 대량으로 매입했다. 매입 시점도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본지 인터뷰에서 “입찰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지난달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M그룹은 최근 HMM 주식 50만주가량을 장내에서 사들였다. 매입주체는 SM동아건설산업으로, 수만주씩 여러 차례에 걸쳐 나눠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는 약 100억원 어치이며 지분율은 0.1%가량이다. 5% 이상 주주는 보유주식이 1% 가량 변동이 있을 시 5영업일 내에 공시를 해야 하는데, 지분 변동폭이 크지 않아 공시는 따로 나오지 않는다.

이에 따라 SM그룹의 지분율은 6.56%에서 6.66%가량으로 높아지게 됐다. SM그룹은 우 회장과 우 회장의 아들인 우기원 부사장, SM상선, 대한해운 등이 HMM 주식을 나눠 갖고 있다.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이어 3대 주주다.
HMM 인수전 선언한 SM그룹, HMM 주식 대량 매입
증권가에선 SM그룹의 HMM 주식 추가 매수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론적으론 HMM 주가가 싸져야 인수가도 낮아지는데 SM그룹처럼 큰 손이 주식을 사게 되면 주가를 띄우게 된다”고 했다.

다만 인수전을 바라보는 산업계는 SM그룹이 이미 보유한 주식이 많은 만큼 주가가 떨어진 데 따른 조치로 보는 경향이 짙다. 우 회장이 HMM의 기업가치를 적정하게 유지하고 싶어한다는 얘기다.

산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매각공고를 내면서 ‘인수자와 전환사채 전환 문제에 대해 협상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밝힌 만큼 SM그룹은 HMM 주가를 높게 유지할 필요도 있다”며 “현재로선 경쟁자가 동원그룹이나 하림그룹 LX 등인데, 자금여력에서 SM그룹이 가장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SM그룹이 HMM 주가가 전환사채 전환 이슈로 약세를 보이면 주식을 추가로 매입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SM그룹 관계자는 “어느 계열사가 주식을 추가로 샀는지 여부를 확인해줄 순 없다”고 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