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아라" vs "사라"…'깜짝 실적' 카카오뱅크에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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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반기 기준 순이익 사상 최대 수준
"마진 훼손 우려…투자의견 '매도'"
"NIM 하락했어도 시중 은행보단 높아…최선호주"
카카오뱅크 "NIM 개선될 것…플랫폼 사업 확장"
"마진 훼손 우려…투자의견 '매도'"
"NIM 하락했어도 시중 은행보단 높아…최선호주"
카카오뱅크 "NIM 개선될 것…플랫폼 사업 확장"
'깜짝 실적'을 기록한 카카오뱅크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하며 주가 하락에 베팅한 전문가가 있는가 하면 카카오뱅크를 은행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은 증권사도 있다. 다만 양측 모두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한 점은 우려스럽다는 데엔 의견을 같이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실적이 발표된 후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낮췄다. 대출이 늘어 실적이 개선됐지만 NIM이 크게 떨어져 마진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전망에서다. NIM은 은행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NIM은 전 분기 대비 36bp(bp=0.01%포인트) 떨어진 2.26%를 기록했다.
이 증권사 김도하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중도상환 해약금이 없는 담보대출을 주력 상품으로 가져가다 보니 '최저 대출금리'를 유지해야만 잔액 규모가 버텨주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로 담보대출이라는 점에서 마진 희석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목표주가는 2만원으로 제시됐다. 지난 1일 주가(2만9650원)보다 32%가량 낮은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플랫폼 부문의 실적도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분기 증권계좌 개설은 8만좌로 전분기와 비슷했지만, 제휴 신용카드 발급은 5만4000건 수준으로 전 분기에 비해 27% 줄었다"며 "광고 수익은 20억원으로 13% 감소했고, 수수료·플랫폼 손익은 전 분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짚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확대된 상황에서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더 상승하려면 낙관적인 영업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며 "부동산 수요가 추가로 회복되고, 경기 불확실성이 완화하는 등 경기가 회복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어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고,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보여 카카오뱅크를 둘러싼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0배를 웃돈다"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정당화할 수 있는 기초체력(펀더멘털)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국내 은행주의 PER은 보통 10배를 밑돈다. 반면 대출성장률에 집중해 카카오뱅크를 최선호주로 꼽은 증권사도 있었다. 대신증권은 카카오뱅크가 어려운 환경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하며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주가가 30%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 한화투자증권과 달리 이 증권사는 목표가를 3만6000원으로 제시하며 20%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만 대출이 21.6% 늘어나며 카카오뱅크는 성장성을 입증했다"며 "주택담보대출 대상 확대, 전세대출 한도 상향, 대환대출 플랫폼 장악력 등 여신이 추가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연구원도 NIM이 하락한 점은 우려된다고 짚었다. 그는 "조달금리가 상승하며 이자 이익이 하락한 점은 아쉽다"면서도 "카카오뱅크의 NIM은 여전히 시중은행의 NIM을 크게 웃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신을 선제적으로 확보했기에 크게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며, 상반기 기준 연체율도 0.55%에 불과해 관리가 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전날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당기순이익은 18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3% 증가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2482억원으로 52% 늘었다.
카카오뱅크 측은 NIM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연간 NIM은 2.35~2.4%로 유지될 것"이라며 "시장 금리나 정부 정책 등 불확실한 요소가 있지만 여신 성장에 힘입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 부문 성장을 위해 현재 주요 수익원인 연계대출, 증권계좌 개설 외에 신용카드 모집 대행, 대출 비교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며 "더 많은 고객이 카카오뱅크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실적이 발표된 후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낮췄다. 대출이 늘어 실적이 개선됐지만 NIM이 크게 떨어져 마진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전망에서다. NIM은 은행의 수익성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카카오뱅크의 2분기 NIM은 전 분기 대비 36bp(bp=0.01%포인트) 떨어진 2.26%를 기록했다.
이 증권사 김도하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중도상환 해약금이 없는 담보대출을 주력 상품으로 가져가다 보니 '최저 대출금리'를 유지해야만 잔액 규모가 버텨주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2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지만 주로 담보대출이라는 점에서 마진 희석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목표주가는 2만원으로 제시됐다. 지난 1일 주가(2만9650원)보다 32%가량 낮은 수준이다.
김 연구원은 플랫폼 부문의 실적도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2분기 증권계좌 개설은 8만좌로 전분기와 비슷했지만, 제휴 신용카드 발급은 5만4000건 수준으로 전 분기에 비해 27% 줄었다"며 "광고 수익은 20억원으로 13% 감소했고, 수수료·플랫폼 손익은 전 분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짚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확대된 상황에서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더 상승하려면 낙관적인 영업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며 "부동산 수요가 추가로 회복되고, 경기 불확실성이 완화하는 등 경기가 회복돼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어 부동산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고,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딜 것으로 보여 카카오뱅크를 둘러싼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40배를 웃돈다"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정당화할 수 있는 기초체력(펀더멘털)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국내 은행주의 PER은 보통 10배를 밑돈다. 반면 대출성장률에 집중해 카카오뱅크를 최선호주로 꼽은 증권사도 있었다. 대신증권은 카카오뱅크가 어려운 환경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를 하며 투자의견 '매수'를 제시했다. 주가가 30%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 한화투자증권과 달리 이 증권사는 목표가를 3만6000원으로 제시하며 20%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에만 대출이 21.6% 늘어나며 카카오뱅크는 성장성을 입증했다"며 "주택담보대출 대상 확대, 전세대출 한도 상향, 대환대출 플랫폼 장악력 등 여신이 추가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연구원도 NIM이 하락한 점은 우려된다고 짚었다. 그는 "조달금리가 상승하며 이자 이익이 하락한 점은 아쉽다"면서도 "카카오뱅크의 NIM은 여전히 시중은행의 NIM을 크게 웃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신을 선제적으로 확보했기에 크게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며, 상반기 기준 연체율도 0.55%에 불과해 관리가 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전날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카카오뱅크의 당기순이익은 18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3% 증가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2482억원으로 52% 늘었다.
카카오뱅크 측은 NIM이 다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연간 NIM은 2.35~2.4%로 유지될 것"이라며 "시장 금리나 정부 정책 등 불확실한 요소가 있지만 여신 성장에 힘입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플랫폼 부문 성장을 위해 현재 주요 수익원인 연계대출, 증권계좌 개설 외에 신용카드 모집 대행, 대출 비교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며 "더 많은 고객이 카카오뱅크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