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USDT), UAE·호주·스페인보다 美 국채 많아
스테이블 코인 테더(USDT)의 발행사 '테더(Tether)'가 아랍에미리트(UAE), 호주, 스페인 등 주요 국가들보다 더 많은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더는 지난달 31일 올해 2분기 보고서를 통해 총 725억 달러(약 94조 원)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4월 기준 UAE(702억달러), 호주(590억달러), 스페인(549달러)의 미 국채 보유량을 한참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테더의 순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3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준의 긴축 정책으로 미 국채가 5%가 넘는 무위험 이자율을 제공하는 등 수익률이 높아진 점이 테더의 이익 증가에도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은 약 10억 달러(1조2870억 원)로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Blackrock) 영업이익(16억 달러)의 60% 이상을 달성했다.

시가총액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디파이라마(Defilama)에 따르면 테더의 시총은 현재 838억 달러로 시장 점유율 68%를 기록하고 있다. 스테이블 코인 시장 시총이 16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등 불황을 겪는 가운데 테더의 이같은 상승세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테더의 준비금에 대한 의혹과 불신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테더를 '블랙박스'에 비유하며 단일 스테이블 코인이 시장 점유율을 장악하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내비쳤다. 테더를 포함한 스테이블 코인은 규제 및 투명성 위험을 안고 있는 만큼 다양한 스테이블 코인에 걸쳐 위험을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트위터에서 "개인적으로 USDT의 감사 보고서를 본 적이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제로 그것을 보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바이낸스USD(BUSD)와 같이 잘 규제된 스테이블 코인조차도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안고 있다. 바이낸스는 잠재적인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해 스테이블 코인 파트너십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월 팍소스는 뉴욕금융서비스국(NYDFS)의 명령에 따라 바이낸스와의 파트너십을 종료하고 BUSD 발행을 중단한 바 있다.

한편 다른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들은 테더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저마다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탈중앙화 스테이블 코인 다이(DAI) 운영사 '메이커다오(MakerDAO)'는 지난 6월 7억 달러 상당의 미 국채를 추가 매입해 총 국채 보유량을 12억 달러로 늘렸다. 탈중앙화금융(Defi, 디파이) 변동성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담보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DAI 저축률(DSR)을 3.49%로 인상한데 이어 최대 8%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일부 준비금이 묶이면서 곤혹을 치룬 USD코인(USDC) 발행사 '서클(Circle)' 역시 담보용 국채를 재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서클은 지난 6월 미국 부채 한도 대치 기간 미 국채를 모두 청산한 바 있다. 부채 한도 문제가 해소됨에 따라 서클은 블랙록이 관리하는 USDC 리저브 펀드에서 국채 매입을 재개했으며, 향후 단기 국채와 환매조건부채권에 준비금 일부를 할당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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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우 블루밍비트 기자 told_u_so@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