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매매가가 지난해 하반기보다 20% 넘게 급락했다. 경기 서북권 저온 물류센터 공실률은 45%까지 치솟았고, 서부권 공실률도 공급이 늘어 20%를 웃돌았다. 물류센터 공급 과잉으로 인해 매매가는 떨어지고 공실률은 높아지고 있어 당분간 물류센터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도권 물류센터 매매價 6개월 만에 20% 이상 급락
상업용 부동산 전문 기업 알스퀘어가 3일 발간한 ‘2023년 상반기 수도권 물류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수도권 물류센터 매매가가 3.3㎡당 평균 596만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하반기(773만원)보다 23% 줄어든 수치다. 2021년 하반기에는 3.3㎡당 794만원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경기 둔화 여파로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물류센터 가격 하락 속에 신규 물류센터는 증가하고 있다. 상반기 수도권 물류센터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37% 늘어난 316만8000㎡가 공급됐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공급량이다. 진원창 알스퀘어 빅데이터컨설팅팀 이사는 “하반기에도 물류센터 165만㎡ 이상이 공급될 것”이라며 “대규모 공급으로 인해 수급 불안정 우려가 커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저온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평균 공실률도 높아지고 있다. 상반기 김포, 파주, 고양 등 경기 서북권 저온센터 공실률은 45.3%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10.6%포인트 상승했다. 인천, 시흥, 안산 등 서부권 공실률도 24.5%에 달했다. 그간 급격하게 사업을 확장한 e커머스 기업이 최근 들어 신규 확장을 미루면서 전대차(제3자에게 임대) 계약까지 고려하는 기업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 이사는 “임대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산은 실질 임대료를 낮춰 화주사를 유치하기 위해 무상 임대(렌트프리)하거나 임차인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