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워홀 '마릴린 먼로'가 벽에…미술관 같은 클럽하우스
강원 춘천에 있는 남춘천CC 클럽하우스는 골퍼들 사이에서 ‘갤러리 하우스’로 불린다. 다양한 미술작품이 걸린 게 서울에 있는 웬만한 갤러리 못지않다는 이유에서다.

골퍼들의 눈을 가장 먼저 사로잡는 작품은 클럽하우스 한쪽 벽면을 채운 마릴린 먼로.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의 대표작을 실크스크린으로 뜬 판화 에디션이다.

그 옆에는 금중기 작가의 개구리 조각 ‘레인보우, 숲’이 골퍼들의 인증샷 욕구를 자극한다. 남춘천CC는 이처럼 다양한 미술작품을 곳곳에 전시해 방문객에게 마치 갤러리에 온 것 같은 시각적 만족감을 준다.

윤일정 MDI레저개발 회장이 남춘천CC를 인수한 뒤 코스 관리와 함께 가장 공을 들인 게 바로 골프장에 ‘감성’을 더하는 것이었다. ‘미술관 같은 골프장’은 그 결과물이다. 그는 “골프산업의 미래인 젊은 골퍼를 잡기 위해 라운드가 끝난 뒤에도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조성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춘천CC에는 한국 추상미술의 대가 김환기와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의 판화를 비롯해 권용래 ‘이터널 프레임’, 김선우 ‘도도새’ 등 원화 총 50여 점이 걸려 있다. 대부분 미술 애호가인 윤 회장의 소장품이다. 여기에 서울옥션의 구독 상품을 이용해 다양한 작품을 계절에 맞게 건다. 챌린지 코스 4번홀 옆에는 서울옥션의 미술 대중화 브랜드인 프린트베이커리와 협업해 미술작품을 감상하고 판화를 살 수 있는 ‘갤러리 아트 숲’을 마련했다.

스타트하우스에서 라운드를 앞둔 골퍼의 설렘을 표현한 김경민의 조각과 ‘블랙핑크 거울’로 유명한 에토레 소트사스 ‘울트라프래골라’ 거울 등은 이 골프장의 포토존이다. 장경호 총지배인은 “젊은 층이 좋아하는 역동적인 코스인 데다 클럽하우스 등에 감성을 더한 덕분에 20~40대 골퍼 비중이 절반을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