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 '무차별 칼부림' 현장에서 피해자의 지혈을 도운 윤도일 군이 기자에 제공한 사진(왼쪽), 사건 당시 현장 상황(오른쪽). /사진=윤도일 군 제공, 독자제공
서현 '무차별 칼부림' 현장에서 피해자의 지혈을 도운 윤도일 군이 기자에 제공한 사진(왼쪽), 사건 당시 현장 상황(오른쪽). /사진=윤도일 군 제공, 독자제공
지난 3일 경기 성남의 한 대형 백화점에서 '무차별 칼부림'이 발생해 14명의 부상자가 나온 가운데, 피해자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앞선 흉기 난동으로 경찰에 체포된 최모 씨(23)는 전날 오후 5시 48분께 서현역 AK플라자 분당점 1~2층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흉기를 휘둘러 9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흉기 난동에 앞서 백화점 앞 도로에서 부모 소유의 경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다치게 한 혐의도 있다.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2명은 뇌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흉기 난동 현장에서 끝까지 한 여성 피해자의 지혈을 도운 시민 윤도일 군(18)은 4일 해당 피해자에 대한 우려의 마음을 재차 전했다.

윤 군은 4일 한경닷컴에 "아직 칼을 보면 좀 무섭고 피해자 얼굴이 자꾸 생각나서 힘들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지혈하던 여성분 소식을 꼭 알고 싶다"며 "얼른 다시 건강해지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날 윤 군은 사건 현장에서 만난 한경닷컴에 "길을 가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다 도망가고 있길래 고개를 돌려보니 여성 한 분, 남성 한 분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며 "여성의 경우 흰색 바지가 피로 다 젖어있었고, 남성도 스스로 지혈하고 있었다. 제 손으로 피해자들의 상처 부위를 세게 눌러서 30분간 지혈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한 바 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피 흘리고 쓰러져있길래 도와줘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서 가서 보니까 칼에 찔려있는 모습을 보고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전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어제의 충격이 여전하다고 입을 모았다. 서현역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 씨(25)는 "오늘 악몽을 꿨는데, 출근길에 괜히 주위를 둘러보게 되고 무서웠다"며 "지하철에 탑승하려면 백화점 내부 연결 통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피해자들이 얼마나 아팠을지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고 털어놨다. 서현역 인근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정모 씨(26)도 "매일 오다시피 하는 곳에서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해서 충격이다"라며 "살인 예고 글도 계속 올라오던데 앞으로의 출퇴근길이 무서워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편 경기남부경찰청은 분당 흉기 난동 사건 등 관련 특별 방범을 위한 비상근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칼부림 사건에 이어 인근 오리역 등을 대상으로 한 '살인 예고' 게시물이 인터넷에 확산한 데에 따른 조치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