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아니면 말고 식 괴롭히기…무고한 결과에 학부모는 책임지지 않아"
학생들 싸움 말린 초등교사 무혐의 처분에 학부모 재정신청
학생들 싸움을 말리려 책상을 고의로 넘어뜨린 초등학교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학부모가 검찰의 무혐의 처분에 반발해 재정신청을 냈다.

전국 초등교사노동조합은 윤모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학부모가 이 사건에 대한 재정신청을 지난 1일 광주고등법원에 제출했다고 4일 밝혔다.

재정신청이란 고소·고발인이 검찰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이 대신 판단을 내려 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법원은 학부모의 재정신청을 '이유 있다'라고 판단하면 검찰이 불기소 판단을 뒤엎고 공소를 제기하도록 결정할 수 있다.

윤 교사는 지난해 4월 다른 학생을 때리며 싸우는 제자를 말리려 책상을 고의로 넘어뜨리고, 성의 없이 써온 반성문을 찢었다가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했다.

광주지검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공개심의위원회 판단까지 거쳐 윤 교사를 무혐의 처분했다.

학부모는 지검 처분에 반발하며 항고장을 냈으나, 광주고검도 기각을 결정했다.

형사고소와 별도로 학부모는 윤 교사를 상대로 3천200만원 손해배상 민사소송도 냈는데 이 또한 법원에서 기각됐다.

21년째 교단을 지킨 윤 교사는 이번 사건으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올해 학급 담임에서 배제됐다.

수면장애와 우울 및 불안 증상으로 정신건강 상담도 받고 있다.

윤 교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원 제기를 넘어 각종 사법 절차로 교사를 괴롭히는 학부모로 인해 저뿐만 아니라 많은 교사가 수업을 준비할 시간에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니면 말고 식의 법적 대응에 교사 스스로 벗어나기 위해 애쓰지만, 무고한 결과에는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수업권을 침해하고 개인을 괴롭히기 위한 목적의 소송으로부터 교사를 지켜줄 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