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범죄·흉기 사용·중대 피해 사건은 구속수사 원칙

지난 1월 31일 0시 30분께 제주시 대학로 한 술집에서 나와 홀로 걷던 A씨가 길가에 있던 돌덩이를 줍더니 느닷없이 버스킹 공연을 관람하던 20대 남성 얼굴을 내리쳤다.
'돌덩이 얼굴 가격에 횡단보도 폭행'…제주경찰 순찰 강화
피해자는 갑작스러운 공격에 맥없이 바닥으로 쓰려져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건 1년 여 전 지인으로부터 상해 피해를 당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어 온 A씨는 치료가 필요함에도 별도 치료 없이 홀로 제주에 내려와 생활하다 범행을 저질렀다.

'사람들이 나을 괴롭힌다'는 피해망상에 빠져있던 B씨는 지난 5월 19일 서귀포시 한 길거리에서 낚싯대 앞에 과도를 묶어 들고 다니다가 우연히 마주친 사람에게 "찔러버리겠다"며 난동을 부리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30대 C씨는 지난달 12일 낮 12시 50분께 제주시 화북동 한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80대 남성의 머리 등을 아무런 이유 없이 주먹으로 강하게 두세차례 때렸다.

고령의 피해자는 저항도 제대로 못 한 채 횡단보도 한가운데 쓰러졌다.

C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나흘 뒤인 같은 달 16일 오전 8시 50분께 제주시 도련동 제주축산농협 삼화지점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70대 여성을 폭행해 2주간의 치료를 요구하는 상해를 입혔다.

조사 결과 조울증을 앓고 있는 C씨는 비슷한 시기 버스를 기다리던 20대 관광객과 주차 시비가 붙은 30대 남성을 비슷한 방식으로 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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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도 이러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죄가 잇따르면서 경찰이 총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제주경찰청은 4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이어 경기 성남구 분당구에서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과 관련,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엄정 수사 원칙을 재확인했다.

경찰은 우선 이상 동기 범죄(묻지마 범죄)와 흉기 사용 사건, 중대 피해 사건에 대해 범행 동기, 상습성, 피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대응키로 했다.

아울러 기존 범죄 다발·취약지뿐 아니라 제주국제공항과 주요 관광지, 대형마트, 해수욕장, 유흥가 등 다중밀집 지역에 대한 순찰도 대폭 늘린다.

디시인사이드를 비롯한 온라인 5대 커뮤니티 사이트와 제주 맘카페 등 지역 커뮤니티사이트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경찰은 모니터링 과정에서 범행을 암시하는 게시글을 발견할 시 즉각적으로 인력을 투입해 적극 검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제주도 재난상황실과 CCTV 관제센터, 경찰 112치안종합상황실 간 공조 체계를 강화해 출근 시간 등 시간대별 인파 밀집 지역에 대한 탄력 모니터링도 실시한다.

이상률 제주경찰청장은 "이상 동기 범죄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며 "선제적·예방적 형사 활동으로 범죄 분위기를 제압함으로써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dragon.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