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세 번째)가 4일 서울 가재울초에서 열린 ‘교권침해 간담회’에서 참석 교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 세 번째)가 4일 서울 가재울초에서 열린 ‘교권침해 간담회’에서 참석 교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23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았다. 그간 소통을 강조하는 특유의 스타일로 극한 대립이 이어지던 여야 관계를 복원하고 당내 분열을 수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여야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쟁점 사안을 해결하는 데는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지난 4월 박 원내대표 취임 당시만 해도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박 원내대표가 당내 분열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까스로 부결된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송영길 캠프 돈 봉투 사건’까지 터지며 계파 간 갈등이 심화하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박 원내대표가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고 당 안팎의 감정적 갈등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호평이 나온다. 격주로 정책의원총회를 열며 계파 간 갈등을 조율했고,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와는 매주 오찬 회동을 하며 여야 관계를 크게 개선했다.

매끄러운 원내정책 운영이 실제 성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한 민주당 초선 의원은 “여야 원내대표가 첫 회동에서 여야 공통 공약의 조기 입법을 약속했는데 아직까진 성과가 없다”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나 정무위 등 일부 상임위원회가 파행돼 정상적인 입법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상황도 전혀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박 원내대표가 지도부와 상임위 의원들 사이에서 제대로 정책 조율을 하지 못한다는 불만도 나온다. 지난주 정부가 발표한 세법 개정안에 대한 대응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정부가 제시한 결혼 증여 3억원 비과세안이 ‘초부자감세’라며 비판했지만 정작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 의원들은 “총선 등을 감안하면 반대만 하기 어렵다”며 난처해하는 분위기다.

기재위 관계자는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와 의원단의 교두보로서 조율자 역할을 해야 하는데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은 아쉽다”며 “졸지에 기재위 의원들은 세법 개정안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입장을 낸다면 이 대표 지지자들로부터 ‘수박’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