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물질' 상온 초전도체…비트코인에는 악재? [황두현의 웹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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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온 초전도체가 진짜면 비트코인(BTC) 망하는 거 아닌가요?"
국내 연구 기업 퀀텀에너지연구소가 발표한 상온 초전도체 물질 'LK-99'를 두고 가상자산(암호화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번 발표가 사실이라면 비트코인은 물론이고 가상자산 시장에 악재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전에 본 적 없는 성능을 지닌 양자컴퓨터의 개발 및 상용화가 'LK-99'으로 인해 앞당겨지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보안이 손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양자컴퓨터는 0과 1을 공존시키는 큐비트(qubit)를 사용한다. 기존 컴퓨터의 비트(bit)는 0과 1중 한 번에 하나의 값만 나타낼 수 있지만 큐비트는 0과 1을 동시에 나타낼 수 있어 여러 계산을 병렬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큐비트는 16가지의 조합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게 되는데 큐비트가 20개라면 100만개에 달하는 값을 동시에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큐비트가 50개일 때 슈퍼컴퓨터 성능을 뛰어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IBM, 구글 등은 이미 초전도 현상을 이용한 양자컴퓨터 개발을 진행 중이다. 4년 전인 2019년, 구글은 53큐비트 양자컴퓨터 '시커모어'를 세상에 선보였고 이는 슈퍼컴퓨터보다 약 15억배 이상 빠른 연산 속도를 지닌 것으로 전해졌다. IBM는 이보다 더 높은 127큐비트 양자 프로세서를 2021년 11월에 공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작년에는 433개의 큐비트를 가진 양자 프로세서를 오스프리(Osprey)를 출시했다. IBM은 올해 1121개의 큐비트를 가진 새 양자컴퓨터 콘도르(Condor)를 선보일 계획이다.
초전도는 모든 전기의 저항이 '0'이 되는 현상이다. 전기 저항이 발생하지 않게 되면 전달이 가능한 전력량에 한계가 없어지며 발열도 없어진다. 다만 지금까지의 초전도 현상은 영하 200도 이하 혹은 100만 기압 이상의 초고압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만 가능해 양자컴퓨터의 개발 속도에도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초전도가 상온 및 상압에서도 구현 가능하다면 양자컴퓨터의 개발 및 상용화 속도는 획기적으로 빨라지게 된다. 현재 컴퓨터로는 해킹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비트코인의 암호 체계가 무너지는 순간이 훨씬 빠르게 다가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영국 서섹스대 물리천문학구 양자기술센터에서 스핀오프한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유니버설퀀텀(Universal Quantum) 연구진은 "비트코인의 보안 체계를 한 시간 안에 무너트리기 위해서는 3억1700만개의 큐비트가 필요하다. 비트코인의 블록 생성 주기인 10분에 맞추기 위해서는 19억 큐비트가 있어야 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양자컴퓨터의 발전이 블록체인의 보안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양자컴퓨터의 발전은 주요 블록체인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김 교수는 "이미 미국 정부의 주도하에 양자컴퓨터로부터 안전한 암호기술인 양자내성암호(Post Quantum Cryptography)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표준화가 완료되면 지금 나온 블록체인들은 양자내성암호를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역사적으로 비트코인이 프로토콜 변경에 보수적이라 해당 기술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려 양자컴퓨터의 개발에 속도가 붙게 되면 이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비트코인의 높은 트랜잭션 수수료를 두고 블록의 크기를 키우자는 의견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맞서 싸웠던 일명 '블록 크기 전쟁'으로 인한 '세그윗 업데이트'와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서명 방식을 개선하는 '탭루트 업그레이드'는 짧지 않은 논쟁과 토론을 거쳐 이뤄졌다.
김 교수는 이러한 주장에 "블록 크기 전쟁 이슈는 당사자들의 채굴 이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기 때문에 세그윗 업그레이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라며 "양자내성암호의 경우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도 빠르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자내성암호에 파훼법이 나왔다는 기사도 있는데 이는 외국의 엉터리 논문을 그대로 옮긴 것에 불과한 허위 기사"라면서 "양자내성암호는 뚫린 적이 없으며 양자컴퓨터도 못 깰만한 강도를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가상자산(코인) 투자 정보 플랫폼(앱) '블루밍비트'에서 더 많은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
국내 연구 기업 퀀텀에너지연구소가 발표한 상온 초전도체 물질 'LK-99'를 두고 가상자산(암호화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번 발표가 사실이라면 비트코인은 물론이고 가상자산 시장에 악재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전에 본 적 없는 성능을 지닌 양자컴퓨터의 개발 및 상용화가 'LK-99'으로 인해 앞당겨지고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의 보안이 손쉽게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양자컴퓨터는 0과 1을 공존시키는 큐비트(qubit)를 사용한다. 기존 컴퓨터의 비트(bit)는 0과 1중 한 번에 하나의 값만 나타낼 수 있지만 큐비트는 0과 1을 동시에 나타낼 수 있어 여러 계산을 병렬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큐비트는 16가지의 조합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게 되는데 큐비트가 20개라면 100만개에 달하는 값을 동시에 저장할 수 있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큐비트가 50개일 때 슈퍼컴퓨터 성능을 뛰어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IBM, 구글 등은 이미 초전도 현상을 이용한 양자컴퓨터 개발을 진행 중이다. 4년 전인 2019년, 구글은 53큐비트 양자컴퓨터 '시커모어'를 세상에 선보였고 이는 슈퍼컴퓨터보다 약 15억배 이상 빠른 연산 속도를 지닌 것으로 전해졌다. IBM는 이보다 더 높은 127큐비트 양자 프로세서를 2021년 11월에 공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작년에는 433개의 큐비트를 가진 양자 프로세서를 오스프리(Osprey)를 출시했다. IBM은 올해 1121개의 큐비트를 가진 새 양자컴퓨터 콘도르(Condor)를 선보일 계획이다.
초전도는 모든 전기의 저항이 '0'이 되는 현상이다. 전기 저항이 발생하지 않게 되면 전달이 가능한 전력량에 한계가 없어지며 발열도 없어진다. 다만 지금까지의 초전도 현상은 영하 200도 이하 혹은 100만 기압 이상의 초고압 등 극단적인 환경에서만 가능해 양자컴퓨터의 개발 속도에도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초전도가 상온 및 상압에서도 구현 가능하다면 양자컴퓨터의 개발 및 상용화 속도는 획기적으로 빨라지게 된다. 현재 컴퓨터로는 해킹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비트코인의 암호 체계가 무너지는 순간이 훨씬 빠르게 다가올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영국 서섹스대 물리천문학구 양자기술센터에서 스핀오프한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유니버설퀀텀(Universal Quantum) 연구진은 "비트코인의 보안 체계를 한 시간 안에 무너트리기 위해서는 3억1700만개의 큐비트가 필요하다. 비트코인의 블록 생성 주기인 10분에 맞추기 위해서는 19억 큐비트가 있어야 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다만 양자컴퓨터의 발전이 블록체인의 보안에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양자컴퓨터의 발전은 주요 블록체인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김 교수는 "이미 미국 정부의 주도하에 양자컴퓨터로부터 안전한 암호기술인 양자내성암호(Post Quantum Cryptography)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표준화가 완료되면 지금 나온 블록체인들은 양자내성암호를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역사적으로 비트코인이 프로토콜 변경에 보수적이라 해당 기술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려 양자컴퓨터의 개발에 속도가 붙게 되면 이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비트코인의 높은 트랜잭션 수수료를 두고 블록의 크기를 키우자는 의견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맞서 싸웠던 일명 '블록 크기 전쟁'으로 인한 '세그윗 업데이트'와 비트코인 블록체인의 서명 방식을 개선하는 '탭루트 업그레이드'는 짧지 않은 논쟁과 토론을 거쳐 이뤄졌다.
김 교수는 이러한 주장에 "블록 크기 전쟁 이슈는 당사자들의 채굴 이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기 때문에 세그윗 업그레이드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라며 "양자내성암호의 경우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도 빠르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자내성암호에 파훼법이 나왔다는 기사도 있는데 이는 외국의 엉터리 논문을 그대로 옮긴 것에 불과한 허위 기사"라면서 "양자내성암호는 뚫린 적이 없으며 양자컴퓨터도 못 깰만한 강도를 지니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가상자산(코인) 투자 정보 플랫폼(앱) '블루밍비트'에서 더 많은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