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만의 소프트파워 신세계] 일반인공지능 넘어 '개인인공지능'의 퍼스트 무버로
지난해 11월 오픈AI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를 공개했다. 챗GPT는 초거대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사용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성하고, 언어를 번역하고, 다양한 종류의 창의적인 콘텐츠를 작성해주는 AI 서비스다.

챗GPT는 최근 몇 년 동안 AI 연구와 기술 개발의 중심 주제 중 하나인 ‘일반인공지능(AGI: 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의 한 예다. AGI는 인간의 지능을 기계적으로 모방하고 확장하는 혁신적인 개념이다. AGI는 특정 문제에 탁월한 성능을 보였던 기계학습의 개념을 넘어 평균적인 수준 이상의 일반 지능 시스템을 지향한다. 다만 실제 구현의 어려움으로 먼 미래의 가능성으로 여겨져 왔지만 챗GPT 출현으로 미래가 아니라 현실이 됐다. 이후 기술 개발 경쟁에 불이 붙어 구글 바드, 메타 라마, 딥마인드 스패로우 등 초거대 언어 모델 기술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챗GPT와 같은 일반인공지능의 발전은 평균적인 인간의 수준을 초월하는 놀라운 지능을 보여주며 산업과 사회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챗GPT 출현을 “2000년대 초 사회 변혁을 불러일으킨 인터넷 출현에 비견할 만한 기술 개발 역사에서의 큰 전환점”이라고 한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평가처럼 일반인공지능은 향후 인간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건 AGI가 점차 개인화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즉, AGI가 개인의 특성과 필요에 맞게 맞춤화돼 개인의 학습, 의사 결정, 문제 해결 등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개인인공지능(Personalized AGI)’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인공지능은 모든 사람에게 획일적인 답을 하지만 개인인공지능은 사용자의 성향과 맥락에 기반해 개인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개인인공지능은 적은 양의 사용자 개인정보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적인 측면에서도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LG, 네이버, 카카오, 삼성 등 국내 기업도 자체 기술로 개발된 일반인공지능 기술을 출시하거나 출시할 예정이다. 일반인공지능 기술의 자체 보유도 국제 경쟁력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의 경쟁력이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보면 우리가 어디에 집중해야 퍼스트 무버가 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삼성, LG, 현대자동차·기아를 비롯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 최상위권 위치를 보유한 제품은 스마트폰, 가전, 자동차 등 개인화가 필요한 제품이 대다수다. 예를 들어 일반인공지능을 탑재한 스마트 기기는 모든 사람에게 획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여기에 개인인공지능을 장착하면 사용자와 공생하면서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즉, 사용자의 요구를 더욱 정확하게 이해하고 반응할 수 있어 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하드웨어 기업과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 협력해 개인인공지능 기술을 선점한다면 우리나라가 인공지능산업의 절대적 강자가 되는 날은 머지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