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망신된 '잼버리 사태'…원인은 컨트롤타워 부재
지난 4일 찾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현장은 북새통이 따로 없었다. 수많은 인력이 상주하는데도 행사를 제대로 설명해줄 관계자를 찾을 수 없었다.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웰컴센터에 등록된 인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국제운영요원(IST) 규모를 두고는 7800명, 6650명 등 관계자마다 말이 달랐다.

가장 큰 문제는 누구에게 물어도 속 시원하게 설명해 줄 주체가 없다는 점이었다. 이번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 다섯 명이고 김관영 전북지사는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공동위원장과 담당 부처의 역할 분담이 어떻게 돼 있는지 현장에선 전혀 파악할 길이 없었다.

어지러운 내부 체계 못지않게 외부와의 소통에도 문제가 많았다. 이날 영국 대표단의 새만금잼버리 퇴영 결정이 대표적이다. 조직위는 영국 BBC 보도로 알려지기 전까지 이 같은 사실을 파악조차 못 하고 있었다.

부실한 준비를 지적하는 비판이 거세지자 정부는 부랴부랴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보여주기’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6시30분께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 장관은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이제부터 중앙정부가 책임지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치 “그전까지는 지역(전라북도)이 해서 문제가 있었다”고 책임을 돌리는 것처럼 보였다. 공동위원장에 이름을 올린 세 명의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의 현장 점검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한 총리는 당연한 내용을 발표하면서 질의응답도 거부했다.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새만금잼버리가 6일로 반환점을 돌았다. 더 이상의 혼란을 막기 위해 지휘체계부터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 한 총리의 입장 발표가 예정된 오후 5시보다 1시간30분 가까이 늦어질 당시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 행안부 고위공무원의 답변이 귓가에 맴돈다. “그건 국무조정실에 물어보셔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