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톨릭 청년들의 축제인 세계청년대회(WYD)가 2027년 서울에서 열린다. 한국에서 WYD가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기간에 수십만~수백만 명의 신도와 함께 교황이 방한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6일 포르투갈 리스본 테주공원에서 열린 제37차 WYD 파견미사를 마치며 서울을 차기 WYD 개최지로 발표했다. 아시아에서 WYD가 열리는 것은 1995년 필리핀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WYD는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4~1985년 세계 젊은이들을 로마 성베드로광장에 초대한 것을 계기로 시작된 세계 청년들의 축제다. 각국 청년들이 문화와 종교를 통해 교류하는 자리다. 2~4년 주기로 열리는 대규모 국제 행사다.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리스본에서 열린 제37차 WYD의 참여 인원은 약 200만 명으로 추산된다.

가톨릭교회가 주축이지만 종교 제한 없이 누구든 참가할 수 있다. 정순택 서울대교구 대주교는 발표 직후 “WYD는 가톨릭교회만의 행사가 아니라 선의를 지닌 모든 이가 함께하는 자리”라며 “인류를 위한 행사로 만들 수 있도록 정부·지방자치단체와 긴밀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WYD 서울 유치로 교황의 한국 방문도 기정사실화됐다. WYD 기간에 교황은 통상 개막미사 파견미사를 집전한다. 마지막 날 파견미사가 열리기 전날에는 교황과 청년들이 함께 밤샘기도를 하며 미사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현재까지 교황이 한국을 찾은 건 세 차례다. 1984년과 1989년 두 차례 요한 바오로 2세가 방한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방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속적으로 북한 방문 의사를 밝힌 만큼 관련 일정이 있을지도 관심사다. 지난달 휴가차 한국을 찾은 유흥식 추기경(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은 “교황은 ‘북한이 초청하면 거절하지 않겠다’ 정도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강하게 ‘나 북한에 가고 싶으니까 나를 초청하라’고 명확하게 말했다”고 전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WYD의 교황 방한은 세계 유일한 분단국인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세계 젊은이들과 함께 평화를 기원하는 뜻깊은 방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 문화의 매력을 세계 청년들에게 알릴 기회이기도 하다.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문화는 종교 사목에 빠져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K콘텐츠 주요 소비층인 해외 청년들의 한국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 참가자뿐 아니라 미디어 관계자 등이 대거 방한하는 만큼 경제적 효과도 무시하지 못한다. 컨설팅업체 PwC포르투갈에 따르면 올해 WYD 리스본대회 개최의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최대 5억6400만유로(약 8000억원)로 추산된다. 생산유발효과는 최대 11억유로(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고 봤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