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향후 인플레 상승과 하락 모두 증시에 악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고점 대비 크게 하락한 가운데 월가는 향후 인플레이션의 상승과 하락 모두 주식 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며 시장 매도세에 대비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다.

5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물가가 변동성에 접어들면서 ‘롤러코스터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으로 보았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기업의 비용을 증가시켜 이익에 부담을 주지만, 인플레이션 하락은 기업이 부과하는 가격을 낮춰 이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블랙록은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되면 기업 마진에 대한 압박을 예상하고, 인플레이션이 떨어지면 더 큰 압박을 예상한다”며 “인플레이션 하락과 같은 좋은 경제 소식이 반드시 시장에 좋은 소식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로젠버그 리서치의 창업자 데이비드 로젠버그 대표는 “다우지수의 최근 13일 연속 상승 행진은 1987년 이후 가장 긴 기록”이라며 “당시 다우지수는 13일 동안 28% 상승했으며 그해 말 10월 19%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현재의 주식 상승 추세는 또 다른 단기적인 FOMO 기반 랠리”라고 일축했다.

그는 “시장은 인플레이션 하락에 환호했지만, 이는 기업의 이익 감소를 의미하며 주식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1980년대 초반과 2000년대 초반 그리고 2008년에 급격히 하락했는데, 이때 S&P500지수가 막대한 손실을 기록하면서 경기침체기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로젠버그는 “시장의 들뜸은 현재처럼 어디에나 있었고 약세론자들은 비웃음을 당했다”며 “그러나 그 해가 어떻게 끝났는지 보라, (결국엔) 보합”이라며 앞으로의 약세를 전망했다.

웰스파고의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 스콧 렌은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위험이 너무 크며 현 시점에서 시장에 진입하는 위험 보상 비율은 좋지 않다”고 밝혔다. 물가는 지난해보다 급격히 하락했지만, 강력한 노동시장과 같은 경제 압력이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쉽게 가열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지난주 메모에서 “금리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의 하락이 평평해지고 역전된다면 이번 랠리를 주도한 섹터가 급격한 하락에 취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그는 전체 S&P500지수가 현재 수준보다 높은 4,600~4,800으로 올해를 마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나영기자 nan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