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소환 위기 몰린 김영환 충북지사…주민투표 이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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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10% 이상 서명 쉽지 않아…역대 해직 사례 2건
민주당이 주도할지 여부 주목…수십억원 경비 책임공방 뒤따를 수도
국민의힘 소속의 김영환 충북지사가 임기 1년을 갓 넘긴 시점에 주민소환 위기에 몰렸다.
유권자들의 재신임을 묻는 주민투표가 실제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전면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주민소환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혈세 지출을 두고 진영 간 책임공방 등 상당한 후유증도 예고된다.
◇ 유권자 13만6천명 이상 서명 가능할까
'김영환 충북지사 주민소환 운동본부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 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서명운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24명의 사상자를 낸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책임은 물론 김 지사의 잦은 구설과 실정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김 지사를 향한 도내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주민소환 추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다만 주민소환 투표까지 가려면 120일 동안 유권자의 10%인 13만 6천명의 서명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게다가 시·군 4곳 이상에서 최소 서명인 수(유권자의 10%)도 넘겨야 한다.
어렵사리 투표가 진행돼도 전체 유권자 3분의 1 이상이 참여해야 개표가 이뤄진다.
여기서 과반이 찬성하면 비로소 단체장의 직위 상실이 결정된다.
이처럼 까다로운 요건 때문에 지금껏 주민소환이 성공한 사례는 손에 꼽힌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07년 주민소환제도가 시행된 이래 지난해 12월 말까지 전국적으로 126건의 주민소환 추진이 있었다.
하지만 주민투표까지 이어진 사례는 11건에 불과하며, 실제 해직된 선출직 공직자는 기초의원 2명뿐이다.
◇ 민주당 가세 여부 관건…'정쟁화' 비판은 부담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행보를 주민소환 추진의 최대 관건으로 꼽고 있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전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오송 참사는 이태원 참사와 닮은 꼴"이라면서 "충북도민과 지역사회 의견을 수렴해 참사 책임자인 김 지사의 주민소환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충북도당도 조만간 주민소환 관련 방침을 정하기 위해 내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현웅 전 한국문화정보원장이 선수를 치고 주민소환 서명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민주당은 다소 곤혹스런 처지가 됐다.
20대 대통령 후보 민주당 경선에서 이재명 열린캠프 충북선대위 공동상임본부장을 맡기도 했던 이 전 원장은 21대 총선에서 한 차례 낙마한 전력이 있으며, 내년 총선 후보군으로도 꾸준히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는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만히 두고만 볼 수 없어 지역사회와 함께 나서게 된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자신의 인지도를 키우려는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 당 차원의 주민투표 추진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민주당 입장에선 총선 출마 예상자 중 한 명이 주도하는 주민투표에 당이 끌려들어가는 형국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전면에 나서 조직력을 동원한다면 최소한 주민소환 서명 요건은 어렵지 않게 충족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오송 참사에 대한 청주 시민들의 지자체에 대한 실망감 등을 고려할 때 주민투표에 대한 호응이 클 수도 있다.
다만 참사를 정쟁화에 이용하려 한다는 부정적 여론은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수십억원 비용 소요…예산낭비 책임은
주민소환 서명운동이 개시되면 김 지사는 물론 주민소환을 제기한 측도 상당한 부담을 떠안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는 주민소환 절차가 종결될 때까지 도백(道伯)으로서 지역 안정이 아닌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하는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다.
반면 주민소환이 무산된다면 이를 제기한 측은 막대한 예산 낭비를 초래했다는 역풍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주민소환법에서는 주민소환 투표 사무의 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주로 불법서명행위 심사 등 공정선거지원단 수당, 청구인 서명부 복사를 위한 인부 임금과 장비 임차, 서명부 복사 및 제본 제작 등에 쓰이는 이 비용을 선관위가 산정해 해당 지자체에 청구한다.
주민소환 투·개표로 이어졌을 때 선거인명부 제작, 투·개표 요원 인건비와 제반 경비 역시 지자체 부담이다.
광역단체장의 경우 이 비용이 상당하다.
2015년 당시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한 주민소환이 추진됐을 때 서명운동에 22억여원의 세금이 들어간 바 있다.
서명인 수 미달로 주민투표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투·개표에 필요한 비용이 160억원 정도로 추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홍 지사의 주민소환 무산 이후 예산 손실 책임을 둘러싸고 진보·보수 세력 간 대립이 상당 기간 이어지는 후유증을 겪었다.
/연합뉴스
민주당이 주도할지 여부 주목…수십억원 경비 책임공방 뒤따를 수도
국민의힘 소속의 김영환 충북지사가 임기 1년을 갓 넘긴 시점에 주민소환 위기에 몰렸다.
유권자들의 재신임을 묻는 주민투표가 실제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전면에 나설지도 주목된다.
주민소환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혈세 지출을 두고 진영 간 책임공방 등 상당한 후유증도 예고된다.
◇ 유권자 13만6천명 이상 서명 가능할까
'김영환 충북지사 주민소환 운동본부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 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서명운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24명의 사상자를 낸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책임은 물론 김 지사의 잦은 구설과 실정을 더는 지켜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김 지사를 향한 도내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주민소환 추진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다만 주민소환 투표까지 가려면 120일 동안 유권자의 10%인 13만 6천명의 서명을 받아야 하는데, 이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게다가 시·군 4곳 이상에서 최소 서명인 수(유권자의 10%)도 넘겨야 한다.
어렵사리 투표가 진행돼도 전체 유권자 3분의 1 이상이 참여해야 개표가 이뤄진다.
여기서 과반이 찬성하면 비로소 단체장의 직위 상실이 결정된다.
이처럼 까다로운 요건 때문에 지금껏 주민소환이 성공한 사례는 손에 꼽힌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2007년 주민소환제도가 시행된 이래 지난해 12월 말까지 전국적으로 126건의 주민소환 추진이 있었다.
하지만 주민투표까지 이어진 사례는 11건에 불과하며, 실제 해직된 선출직 공직자는 기초의원 2명뿐이다.
◇ 민주당 가세 여부 관건…'정쟁화' 비판은 부담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행보를 주민소환 추진의 최대 관건으로 꼽고 있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전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오송 참사는 이태원 참사와 닮은 꼴"이라면서 "충북도민과 지역사회 의견을 수렴해 참사 책임자인 김 지사의 주민소환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충북도당도 조만간 주민소환 관련 방침을 정하기 위해 내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현웅 전 한국문화정보원장이 선수를 치고 주민소환 서명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히면서 민주당은 다소 곤혹스런 처지가 됐다.
20대 대통령 후보 민주당 경선에서 이재명 열린캠프 충북선대위 공동상임본부장을 맡기도 했던 이 전 원장은 21대 총선에서 한 차례 낙마한 전력이 있으며, 내년 총선 후보군으로도 꾸준히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는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가만히 두고만 볼 수 없어 지역사회와 함께 나서게 된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자신의 인지도를 키우려는 정치적 목적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 당 차원의 주민투표 추진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민주당 입장에선 총선 출마 예상자 중 한 명이 주도하는 주민투표에 당이 끌려들어가는 형국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전면에 나서 조직력을 동원한다면 최소한 주민소환 서명 요건은 어렵지 않게 충족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오송 참사에 대한 청주 시민들의 지자체에 대한 실망감 등을 고려할 때 주민투표에 대한 호응이 클 수도 있다.
다만 참사를 정쟁화에 이용하려 한다는 부정적 여론은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 수십억원 비용 소요…예산낭비 책임은
주민소환 서명운동이 개시되면 김 지사는 물론 주민소환을 제기한 측도 상당한 부담을 떠안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지사는 주민소환 절차가 종결될 때까지 도백(道伯)으로서 지역 안정이 아닌 혼란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임기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하는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다.
반면 주민소환이 무산된다면 이를 제기한 측은 막대한 예산 낭비를 초래했다는 역풍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주민소환법에서는 주민소환 투표 사무의 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주로 불법서명행위 심사 등 공정선거지원단 수당, 청구인 서명부 복사를 위한 인부 임금과 장비 임차, 서명부 복사 및 제본 제작 등에 쓰이는 이 비용을 선관위가 산정해 해당 지자체에 청구한다.
주민소환 투·개표로 이어졌을 때 선거인명부 제작, 투·개표 요원 인건비와 제반 경비 역시 지자체 부담이다.
광역단체장의 경우 이 비용이 상당하다.
2015년 당시 홍준표 경남지사에 대한 주민소환이 추진됐을 때 서명운동에 22억여원의 세금이 들어간 바 있다.
서명인 수 미달로 주민투표로는 이어지지 않았지만 투·개표에 필요한 비용이 160억원 정도로 추산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홍 지사의 주민소환 무산 이후 예산 손실 책임을 둘러싸고 진보·보수 세력 간 대립이 상당 기간 이어지는 후유증을 겪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