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경기 반등 신호…"반도체 등 제조업 회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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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8월 경제 동향
"경제 부진, 점진적으로 완화 중"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세로 돌아서
생산·소비·투자 두달째 트리플증가
높은 가계부채·더딘 中성장 '변수'
"경제 부진, 점진적으로 완화 중"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세로 돌아서
생산·소비·투자 두달째 트리플증가
높은 가계부채·더딘 中성장 '변수'
국책 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7일 국내 경기에 대해 “경제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8월 경제 동향(그린북)’에서다. 지난달 그린북에서 “경기 저점을 지나고 있다”고 진단한 것보다 한 걸음 나아갔다.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동안 경제를 짓누른 반도체 업황 부진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대외적으로 중국 경제 부진, 대내적으로 가계부채 부담에 따른 소비 위축 가능성이 여전해 경기 바닥을 확신하기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무역수지는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다 6월에 흑자 전환한 데 이어 7월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늦어도 오는 10월부터 수출도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획재정부는 보고 있다. 한국의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 경제는 예상 밖으로 강세를 띠고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6, 7월 연속 2%대로 낮아졌다. 물가가 안정되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이는 경기 반등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호조세를 보이는 자동차 부문이 제조업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부진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했다.
대내적으론 높은 가계부채가 경기 회복에 제약이 될 수 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02.2%로 세계 3위 수준이다. 가계부채 부담은 민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미르 수피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최근 미 국가경제연구국(NBER) 보고서에서 “가계부채 증가로 인해 한국 경제의 2023~2025년 연평균 성장률이 0.8%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가 좋은지 나쁜지 헷갈리는 ‘모나리자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향후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월 98.8로 여전히 나빠 지금이 경기 저점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용/강진규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턴어라운드 신호, 곳곳서 감지
KDI의 경기 진단이 이전보다 낙관적으로 바뀐 건 우선 반도체 경기가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다. 전년 동월 대비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지난 4월 1.3% 감소했지만 5월 8.1%로 반등했고, 6월에 21.6% 급등했다. 반도체 생산은 5월 -18.7%에서 6월 -15.9%로 감소폭이 줄었다. 반도체 출하는 5월엔 20.5% 줄었지만 6월엔 15.6% 증가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재고율도 5월 122.7%에서 6월 111.4%로 낮아졌다. KDI는 “부진했던 반도체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제조업 전반이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턴어라운드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생산, 소비, 투자는 5, 6월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이 세 지표가 두 달 연속 ‘트리플 증가’를 기록한 건 2018년 1, 2월 이후 5년4개월 만이다. 전산업 생산지수는 4월(-1.3%)만 해도 감소세였지만 5월(1.3%)에 이어 6월(0.1%)에도 증가했다. 특히 2분기 제조업 생산은 전분기보다 3.4% 늘며 5분기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소비 흐름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도 4월(-2.6%) 마이너스에서 5월(0.4%) 플러스로 돌아선 데 이어 6월(1.0%)에는 증가폭을 키웠다. 설비투자는 4월(0.9%), 5월(3.5%), 6월(0.2%) 연속 증가세다.무역수지는 5월까지 15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다 6월에 흑자 전환한 데 이어 7월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늦어도 오는 10월부터 수출도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획재정부는 보고 있다. 한국의 주요 수출 시장인 미국 경제는 예상 밖으로 강세를 띠고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6, 7월 연속 2%대로 낮아졌다. 물가가 안정되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이는 경기 반등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은 “반도체뿐만 아니라 호조세를 보이는 자동차 부문이 제조업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 부진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라고 했다.
경기 회복 걸림돌은
변수도 여전하다. 우선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기 회복이 기대 이하다. 한은은 하반기 중국 경제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소비, 투자 등 내수 회복은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은 5% 내외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의 도시지역 청년 실업률이 올해 5월 20.8%로 코로나19 전보다 두 배가량 급증하는 등 경기 후퇴 우려도 나오고 있다.대내적으론 높은 가계부채가 경기 회복에 제약이 될 수 있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102.2%로 세계 3위 수준이다. 가계부채 부담은 민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미르 수피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최근 미 국가경제연구국(NBER) 보고서에서 “가계부채 증가로 인해 한국 경제의 2023~2025년 연평균 성장률이 0.8%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가 좋은지 나쁜지 헷갈리는 ‘모나리자 효과’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향후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6월 98.8로 여전히 나빠 지금이 경기 저점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용/강진규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