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 탄소 배출량을 억제하는데 실패할 경우 향후 10년 이내에 59개국의 부채 상환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중국,인도,미국,캐나다는 ‘기후조정’등급 시스템하에서 신용점수가 두 단계 하락함에 따라 더 높은 비용을 치룰 것으로 예상됐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영국 캠브리지대학교와 UEA대학교는 경영과학저널에 게재한 공동 연구에서 기후 변화가 국가 신용 등급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을 대표한 패트리샤 클루색 연구원은 “탈탄소화를 위한 녹색 투자를 연기할수록 국가의 차입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기업 부채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가정을 확인시켜줬다”고 밝혔다.

증가하는 부채 비용은 기후 변화가 초래하는 경제적 피해의 한 측면에 불과하다. 알리안츠 보험은 최근 전세계 폭염으로 올해 전세계 생산량이 이미 0.6% 포인트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글로벌 신용 평가 기관은 기후 변화에 대한 경제적 취약성은 인정해도 피해 범위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아직은 등급 평가에서 기후 변화 위험을 정량화하지 않고 있다.

UEA/캠브리지의 연구는 S&P 글로벌의 기존 등급에 대해 인공 지능(AI) 모델을 교육시킨 후 이를 기후 경제 모델 및 S&P자체의 자연 재해 위험 평가와 결합해 다양한 기후 시나리오별로 등급을 산출했다.

탄소 배출이 계속 증가해 기후 위기가 심화되는 소위 RCP( 8.5 시나리오의 경우 59개국이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비드-19 가 발발한 2020년 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48개국가가 일시에 신용등급이 하락된 것보다 더 많다.

RCP는 UN IPCC가 채택한 온실가스 농도 궤적으로 2100년까지 탄소배출이 지속 증가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이다.



탄소 배출에 의한 기온 상승이 2도 이하로 유지되는 파리 기후 협정 목표가 지켜질 경우 시뮬레이션에서 국가 신용 등급은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세기 말까지 높은 탄소 배출이 지속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전세계 부채 상환 비용은 현재 돈으로 수천억 달러(수백조원) 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신용 등급이 낮은 개발도상국은 기후 변화의 물리적 영향에 따른 타격은 크지만, 신용 등급이 높은 국가일수록 하락 가능성이 높아 더 심각한 등급 하락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기후 변화앞에서는 “승자는 없다"고 말했다.

S&P 글로벌은 기후 변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 위험과 이를 완화하는 비용 및 신용 등급에 사용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원칙을 발표한 바 있다.

[ G7 국가별 탄소배출 억제 실패시 부채 비용 증가 시나리오 차트]

금세기말까지 탄소 농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최악의 경우 G7 국가별 신용등급 강등(붉은색) 부채증가액 (초록색) 추가적인 자금조달 비용(보라색)
"탄소배출억제 실패 시 10년 내 59개국 신용등급 강등"
출처 = 로이터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