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감산에도…사우디 아람코, 순익 40% 급감
세계 최대 석유수출 기업인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2분기 순이익이 전년 같은기간보다 40% 하락한 307억 7천만 달러(약 40조 2,300억원)를 기록했다고 현지시간 7일 밝혔다.

석유수출국기구를 포함한 산유국 모임인 OPEC+를 통한 감산 조치에도 지난 분기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선에 머물면서 작년 순익 484억 달러(약 63조원)를 크게 밑돌았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경제 역풍에도 항공 부문의 지속적인 회복을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석유 수요는 여전히 탄력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아람코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작년 대비 크게 부진했으나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평균치 298억 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아람코는 실적 발표와 함께 약 195억 달러의 배당금을 결정하고, 내년까지 성과 연계형 배당을 이어가기로 했다.

나세르 최고경영자는 "아람코 주주들을 위해 지속 가능하고 점진적인 배당금을 유지하려는 계획은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BC는 캐롤 나클 크리스톨 에너지 CEO의 발언을 인용해 "작년에 보았던 결과만큼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아람코가) 여전히 견고한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2분기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12달러를 넘어서는 등 가파른 가격 상승을 보인 바 있다. 국제유가는 최근 감산 조치 등으로 배럴당 80달러선을 회복했다.

그러나 지난 분기까지 이어진 유가 하락은 글로벌 석유 대기업의 실적 둔화로 나타나고 있다.

앞서 영국 석유 대기업 BP는 지난주 2분기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 가까이 감소했다고 발표했으며, 미국의 최대 석유기업인 엑손모빌 역시 2분기 전년 대비 56% 급감한 78억 8천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쉘, 프랑스 석유 메이저 토탈에너지도 유가 약세로 인해 수익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사우디는 지난 6월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발표했으며, 현지 언론은 감산은 9월 이후에도 연장될 가능성 될 수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나클 CEO는 "감산은 OPEC+가 추진해 온 시장 안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배럴당 80달러는 사우디에 매우 바람직한 가격 하한선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 가격과 관련해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가격이 12월에는 배럴당 86달러, 내년에는 배럴당 93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