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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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은 7일 유가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정유·기계·조선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업종의 주가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유가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분석에서다.

이 증권사 김대준 연구원은 "정유·기계·조선 업종의 주가는 유가와 흐름을 같이 했다"며 "유가 상승 국면에서 해당 업종 트레이딩이 유효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2차전지 쏠림현상 이후 수급이 분산되는 상황에서 이들 업종에 대한 선별적 관심이 요구된다"며 "실적 추정치 조정 등이 곧 해당 업종 주가를 지지하는 요인으로 확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9월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56% 오른 배럴당 82.82달러에 마감했다. 주간 기준으로 6주 연속 상승하며 장중 배럴당 63.5달러였던 5월 초에 비해 약 30% 올랐다.

유가의 영향에 대해 김 연구원은 "유가 상승은 주식 시장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며 "지금처럼 중앙은행의 물가 경계심이 높을 때, 유가가 오르면 금리 상승을 자극하는 측면이 있으며 금리에 민감한 종목은 다소 조정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유와 같은 에너지 기업, 설비 투자가 늘어날 수 있는 기계, 조선 업종은 유가 상승이 실적에 호재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유가는 더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산유국의 원유 공급은 줄어들고 있지만 경기 부양 효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非)OPEC 국가들은 감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원활한 재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감산을 선호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화석연료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 에너지 기업도 원유 생산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은 올해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양 강도를 점차 높일 것인데, 이 점은 유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