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몰아주는 성과급이 좋을까…분기마다 지급하는 게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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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인사이트
이슈 분석
성과급 지급 어떻게
한번 목표 정하고 연말에 평가
年 단위 성과급 대세였지만
변화의 속도 빨라지면서
즉각적 동기부여 필요성 커져
어떤 기준으로 지급하는지
MZ세대 직장인들 설명 요구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성과목표 설정·관리 쉽지 않아
성과급 주기 반기·분기로 줄여
수용성 높이는 것도 고려를
이슈 분석
성과급 지급 어떻게
한번 목표 정하고 연말에 평가
年 단위 성과급 대세였지만
변화의 속도 빨라지면서
즉각적 동기부여 필요성 커져
어떤 기준으로 지급하는지
MZ세대 직장인들 설명 요구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성과목표 설정·관리 쉽지 않아
성과급 주기 반기·분기로 줄여
수용성 높이는 것도 고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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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가 발표한 조치에서도 성과급 지급 빈도에 관한 내용이 있는데, 특히 임원의 성과급을 여러 해에 걸쳐 나눠서 지급하는 이연 지급 방식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런 와중에 성과급을 이연 지급하는 것과는 반대로 성과급 지급 주기를 짧게 줄이는 방식을 고민하는 기업도 최근 눈에 띈다. 연 단위로 지급하던 성과급을 반기 또는 분기별로 나눠 지급하는 걸 고려한다. 이들은 왜 이런 변화를 고민하는 것일까?
○즉각적인 동기부여
성과평가는 오랜 기간 비슷한 방식이 이어져 왔다. 일 년에 한 번 목표를 설정하고 연말에 평가하는 방식이다. 평가 결과에 따라 높은 평가등급을 받은 직원에게 더 많은 보상을 주는 동기부여 방식을 취했다. 이런 성과평가 방식은 2010년대 들어 변화를 보인다. 매년 목표를 설정하고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시각각 변하는 업무환경에 맞춰 그때그때 목표를 수립하고 업무 결과를 리뷰하는 방식이 크게 부상했다. 잦은 성과 코칭과 피드백이 업무에 더 도움된다는 전제하에 빈번하고 지속적인 성과 검토를 강조하는 추세다.이에 성과급 지급 시점도 성과평가 변화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제기된다. 변화의 속도가 점차 빨라지는 요즘, 구성원에게 기존보다 유연하고 발 빠르게 행동하기를 기대한다. 이에 보상 측면에서는 같은 금액의 돈을 들이더라도 즉각적인 동기부여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보상방식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일과 성과평가, 그리고 보상을 하나의 방향으로 정렬해 적시에 동기부여를 하겠다는 의도다.
○직원 이탈 방지 목적도
이번 달에 성과급을 받았는데, 앞으로 3개월만 더 기다리면 또 다른 성과급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퇴사를 고민하는 직원이라면 회사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구성원의 이탈 방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 먼저 이들의 속마음이 어떠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머서의 2022년 연구에서는 “지금 열심히 일하고 미래에 행복을 얻자”에서 “지금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삶을 살자”로 일과 직장을 대하는 태도가 변했다고 말한다. 특히 2021년 근로자의 관심사 9위였던 ‘월 생계비 충당’이 2022년에는 1위로 올라선 점에 주목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다 자주 성과급 기회를 제공할수록 직원들의 마음을 얻고, 이들을 회사에 더 오래 머물러 있게 할 가능성이 높다.다만 성과급 지급 시기를 반기나 분기로 줄이는 방식이 인재 유지의 근본적인 보상 방안이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보다는 다년간의 성과목표와 연계해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이 인재 유지에 더 효과적이다.
○성과 창출 방식과 보상 간 가시성 개선
최근 성과급과 관련해 주요한 이슈는 구성원의 수용성이다. 어떤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 달라는 게 요즘 세대의 목소리다. 그러나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경영상황을 고려할 때 이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많은 조직에서 연중 내내 매출과 수익 추정치를 수정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납득하고 신뢰할 만한 일 년 단위 성과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이에 성과급 지급 기준으로 사용하는 성과목표 기간을 일 년이 아니라 반기 또는 분기로 줄여 구성원의 수용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방식을 고려해볼 만하다.직원에게 더 자주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은 분명 이점이 있다. 반면 동일한 방식을 임원에게 적용하는 데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경영진과 임원의 단기적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물론 이런 우려는 과장일 수도 있다. 분기별 실적은 투자자의 주요 관심사이며 성과급을 자주 지급하는 것은 이런 관심사와 일치한다. 또한 경영진과 임원에게 장기보상 플랜을 함께 운영해 장단기 목표 추구의 균형을 맞추는 방식을 장려할 수 있다. 그럼에도 투자자와 이사회는 경영진이 장기적인 가치 창출에 집중하도록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이에 단기성과급의 지급 주기를 짧게 하는 방식을 선호하지 않을 수 있다.
성과목표(지표)의 측정 가능성도 중요한 고려 요소다. 일부 성과목표의 경우 데이터의 수집과 검증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성과급 지급주기가 짧으면 자칫 확정되지 않은 성과를 기반으로 성과급을 지급할 위험이 있다. 이런 경우 연간으로 성과급을 운영하는 방식보다 지출 금액이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분기별 실적과 연간 실적을 조정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성과급의 전부 또는 일부 지급을 보류해 위험을 완충하는 장치를 고려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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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수 MERCER Korea 부사장 / HR컨설팅 서비스 리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