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짝지근하면서도 잔망스러운 유해진·김희선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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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개봉, 유해진·김희선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이한 감독이 ‘증인’ 이후 4년만에 내놓는 신작.
치호 일영 등 개성 강한 캐릭터 보는 재미 쏠쏠
드라마 짜임새 느슨…정우성 임시완 등 카메오
이한 감독이 ‘증인’ 이후 4년만에 내놓는 신작.
치호 일영 등 개성 강한 캐릭터 보는 재미 쏠쏠
드라마 짜임새 느슨…정우성 임시완 등 카메오
‘‘두부 쉐킷’ 등 과자 히트 상품을 잇달아 개발한 유능한 제과 연구원 치호(유해진 분)는 40대 중반의 ‘모태 솔로’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정확히 8시에 집을 나서고, 9시에 회사로 출근해 낮 12시에 점심을 먹고 밤 10시에 잠에 드는 등 정해진 일과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백수이자 도박을 일삼는 형 석호(차인표)의 대출금 문제를 해결하러 금융사에 찾아갔다가 창구 직원인 일영(김희선)을 만난다. 대학생 딸을 둔 40대 초반의 미혼모로 순수한 사랑을 꿈꾸는 일영은 치호의 순진한 모습에 호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달려든다.
‘순수하고 풋풋한 중년 로맨스를 재미있게 그린 영화‘. 오는 15일 개봉하는 ’달짝지근해: 7510’를 연출한 이한 감독과 유해진, 김희선 등 주연 배우들이 지난 7일 첫 시사회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얘기한 작품 설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이 감독은 “관객 입장에서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10대들의 첫사랑도 아닌 40대의 로맨스가 어떻게 ‘순수’하고 ‘풋풋’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이런 특성은 치호와 일영의 캐릭터에서 비롯된다. 감독과 배우들의 표현을 빌면 치호는 ‘극내향형’, 일영은 ‘극외향형’이다. 치호는 뛰어난 미각을 가지고 있지만 사교성이 극히 떨어진다. 일영은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음에도 더없이 밝고 쾌활하며 매사에 적극적이다.
극과 극은 통하기 마련일까. 이렇게 극단적으로 다르지만 순수한 두 남녀가 가족과 회사 등의 반대를 이겨내고, 풋풋하고 달짝지근한 사랑을 해나가는 게 영화의 주요 내용이다. 유해진이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나서 성인판 ‘소나기’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감독은 ‘재밌는 영화’를 내놓기 위해 치호와 일영 이외에도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을 쏟아낸다. 치호의 염치없고 철없고 과격한 형 석호(차인표), 치호가 근무하는 제과회사 사장으로 스스로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자아도취형 병훈(진선규), 석호의 도박판 파트너로 무엇이든 과하게 몰입하는 은숙(한선화) 등이다. 유해진과 김희선을 비롯해 독특한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소화해내는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가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하지만 이런 캐릭터들을 묶고, 관계를 발전시키는 극적 전개는 그다지 매끄럽지 않다. 특히 배다른 형제인 석호과 동생 치호의 현재 관계와 성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과거의 사고, 치호와 일영이 급속하게 가까와지는 계기가 되는 육구(정우성)의 사고가 캐릭터 설명과 극적 재미를 위해 꼭 필요했는지는 몰라도 작위적인 설정이란 느낌이 강하다. 소설 ‘소나기’와는 달리 주요 등장인물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더없이 예쁜 동화같은, ‘로맨틱 코미디’다운 결말도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정우성, 임시완, 고아성 등이 이른바 ‘카메오’가 등장하는 장면은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감독이 카메오로 표현했지만 단역 이상의 비중있는 역할을 성심성의껏 소화하는 이들 ‘스타’의 등장이 관객 입장에선 보는 재미를 더하지만, 느닷없고 생뚱맞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겠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
‘순수하고 풋풋한 중년 로맨스를 재미있게 그린 영화‘. 오는 15일 개봉하는 ’달짝지근해: 7510’를 연출한 이한 감독과 유해진, 김희선 등 주연 배우들이 지난 7일 첫 시사회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얘기한 작품 설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이 감독은 “관객 입장에서 ‘재밌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10대들의 첫사랑도 아닌 40대의 로맨스가 어떻게 ‘순수’하고 ‘풋풋’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을 수도 있다. 이런 특성은 치호와 일영의 캐릭터에서 비롯된다. 감독과 배우들의 표현을 빌면 치호는 ‘극내향형’, 일영은 ‘극외향형’이다. 치호는 뛰어난 미각을 가지고 있지만 사교성이 극히 떨어진다. 일영은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음에도 더없이 밝고 쾌활하며 매사에 적극적이다.
극과 극은 통하기 마련일까. 이렇게 극단적으로 다르지만 순수한 두 남녀가 가족과 회사 등의 반대를 이겨내고, 풋풋하고 달짝지근한 사랑을 해나가는 게 영화의 주요 내용이다. 유해진이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나서 성인판 ‘소나기’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감독은 ‘재밌는 영화’를 내놓기 위해 치호와 일영 이외에도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을 쏟아낸다. 치호의 염치없고 철없고 과격한 형 석호(차인표), 치호가 근무하는 제과회사 사장으로 스스로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자아도취형 병훈(진선규), 석호의 도박판 파트너로 무엇이든 과하게 몰입하는 은숙(한선화) 등이다. 유해진과 김희선을 비롯해 독특한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소화해내는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가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하지만 이런 캐릭터들을 묶고, 관계를 발전시키는 극적 전개는 그다지 매끄럽지 않다. 특히 배다른 형제인 석호과 동생 치호의 현재 관계와 성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과거의 사고, 치호와 일영이 급속하게 가까와지는 계기가 되는 육구(정우성)의 사고가 캐릭터 설명과 극적 재미를 위해 꼭 필요했는지는 몰라도 작위적인 설정이란 느낌이 강하다. 소설 ‘소나기’와는 달리 주요 등장인물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더없이 예쁜 동화같은, ‘로맨틱 코미디’다운 결말도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정우성, 임시완, 고아성 등이 이른바 ‘카메오’가 등장하는 장면은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감독이 카메오로 표현했지만 단역 이상의 비중있는 역할을 성심성의껏 소화하는 이들 ‘스타’의 등장이 관객 입장에선 보는 재미를 더하지만, 느닷없고 생뚱맞다는 인상을 받을 수도 있겠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