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부림 및 살인이 예고된 지역을 표시해주는 사이트. /사진=테러리스 홈페이지 캡처
칼부림 및 살인이 예고된 지역을 표시해주는 사이트. /사진=테러리스 홈페이지 캡처
'신림동 칼부림'과 서현역 칼부림' 사건 이후 연이은 살인 및 칼부림 예고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확산한 가운데, 위험 지역을 알려주는 사이트가 등장해 화제다.

'위험 지역 알리미' 사이트인 '테러리스(terrorless)'는 "지난 7월 21일, 서울 신림역 칼부림 사건과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인터넷에는 비슷한 범행을 저지르겠다는 '살인 예고 글'이 무분별하게 올라오고 있다"며 "'안전한 치안'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대한민국 사회가 무너져 가고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사이트 개설 취지를 밝혔다.

이 사이트를 개설한 A 씨(그룹명 01ab)은 '서현역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 뒤였던 지난 5일 바로 개발을 시작해 6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개설 하루만이었던 지난 7일 기준 5만여명이 이 사이트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2001년생 등 대학생 4명이 모인 팀으로 전해졌다.
살인이 예고된 지역과 예고글을 올린 범인이 검거된 지역. /사진=테러리스 홈페이지 캡처
살인이 예고된 지역과 예고글을 올린 범인이 검거된 지역. /사진=테러리스 홈페이지 캡처
이 사이트는 칼부림 등 사건이 발생한 곳과 예고된 곳을 지도상에 나타낸다. 지도에는 위치와 함께 근처 반경을 보여주는 원이 나타나는데, 초록색은 '나의 위치', 파란색은 '검거 완료', 노란색은 '살인 예고', 빨간색은 '발생', 회색은 '허위 예고' 등을 가리킨다.

A 씨는 "이러한 공포적인 시기에 저희는 최소한 누군가가 무책임하게 인터넷에 올린 살인 예고 글에 대한 정보(살인 예고 위치, 예고 시간, 사건 경과, 살인 예고 글의 출처)를 우리 시민들에게 제공하여 조금이라도 그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같은 사이트를 만들게 된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고도 했다. A 씨는 "'실제 범죄를 저지른 사람'만큼 허위든 사실이든 '범죄를 저지를 것이라고 예고하는 사람'도 우리 사회에 지당한 악영향을 미친다"며 "생각 없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살인 예고 글 하나 때문에 시민들은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고, 추가적인 경찰 인력이 동원되며 우리 사회를 아프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묻지마 살인, 칼부림, 테러, 범죄 예고. 정말로 그만하자"라며 "우리의 목표는 테러리스 서비스가 종료되는 것이다. 그만큼 하루빨리 대한민국이 안전한 사회로 되돌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지난 7일 오후 6시까지 살인 예고 글 194건을 확인, 작성자 65명을 검거하고 이 중 3명을 구속했다. 검거된 피의자의 절반이 넘는 34명이 10대 청소년이었으며, 처벌받지 않는 촉법소년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