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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경제단체 재가입조차 망설이게 하는 한국의 기업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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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오는 22일 임시총회에서 단체명을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로 바꿔 새로 출발한다고 그제 발표했다. 신임 회장으로는 류진 풍산 회장을 추대하기로 결정했다. 전경련은 과거 ‘재계의 맏형’으로 불리며 산업화와 경제 성장에 기여했다. 하지만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이 탈퇴했고, 조직 위상은 추락했다. 문재인 정부 때는 국제행사에서 ‘패싱’당하는 수모도 겪었다.

    정권 교체 후 임시 수장을 맡은 김병준 회장직무대행은 단체명 변경과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흡수 등 자체 혁신안을 내놓고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지만, 명실상부한 재건을 위한 고비가 남아 있다. 4대 그룹의 복귀 여부다. 전경련은 4대 그룹에 22일까지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하는데, 특정 경제단체 가입 여부는 전적으로 기업이 결정할 일이다. 누구든 압박하거나 강요해선 안 된다.

    해당 그룹들은 고심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일종의 딜레마 같은 상황이다. ‘경제안보’라는 단어가 보편적으로 쓰일 정도로 국가 및 진영 간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다. 정부와 기업이 한 몸이 돼 복합위기를 돌파해야 하는 ‘정경일치’의 시대라는 점에서 주력 기업의 요구를 대변할 통로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공동으로 대응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다. 그렇다고 정치 권력이 기업에 부당한 요구를 일삼던 과거의 행태가 되풀이되지 않을 것이란 보장도 없다. 주요 그룹 총수가 2016년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에 대거 불려가 “전경련에서 탈퇴할 것인가” 등과 같은 거센 추궁을 들어야 했던 일은 여전히 기업들에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4대 그룹은 전경련에선 탈퇴했지만, 일부 계열사가 한경연 회원사로 남아 있다. 한경연이 한경협에 흡수될 때 회원 자격을 유지하도록 두면 사실상 재가입하는 셈이다. 기업별로 이사회 등을 거쳐 결정한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외부 압박 때문에 경제단체 탈퇴나 재가입을 고심하는 것은 선진국 기업은 겪지 않아도 될 일이다. 여전히 고단한 한국 기업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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