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이 늦어지고 있다. 일본에선 자체 코로나19 mRNA 백신이 곧 시판된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국내 코로나19 mRNA 백신은 시장 출시까지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mRNA 백신 시판 앞둔 日…韓은 여전히 임상 1상 진행
국내에는 2021년 한미약품 GC녹십자 에스티팜 등이 만든 ‘K-mRNA 컨소시엄’과 큐라티스 아이진 보령바이오파마 등이 만든 ‘mRNA 벤처 컨소시엄’이 mRNA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K-mRNA 컨소시엄은 △2021년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임상 1상 진입 △2022년 상반기 조건부 허가 △2023년 10억 도즈 이상 대량생산 체계 확립 및 수출 추진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목표와 다르게 여전히 백신은 개발 초기 단계다. 에스티팜의 코로나19 백신 ‘STP2104’는 여전히 임상 1상에 머물러 있다. 아이진의 ‘EG-COVID’도 임상 1상과 2a상을 함께 진행 중이다. 2a상은 임상 2상의 초기 단계로, 효력과 안전성에 대한 사전 정보를 얻기 위해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탐색적인 시험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 대부분은 임상 2상에도 진입하지 못한 상태”라며 “국내 mRNA 백신 시판까지는 3~5년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가의 지원 부족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최근 국산 mRNA를 내놓은 일본 정부는 ‘생의학 첨단 백신 연구 및 개발 전략 센터’를 설립하고 2027년까지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를 투입한다.

미국 정부도 지난 4월 프로젝트 넥스트젠을 가동해 기존 mRNA 백신의 단점을 보완하는 차세대 기술 개발에 50억달러(약 6조7000억원)를 투입한다고 밝혔다. 중국 역시 5월부터 자국산 mRNA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화이자와 모더나 mRNA 백신 파트너사의 품목허가 추진을 모두 거부하고 자체 개발에 몰두해 왔다.

반면 한국 정부는 컨트롤타워도 없는 상태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모두 신종 감염병 대유행을 대비한 대응체계 구축에 대해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방안과 예산 편성 관련 내용은 부재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코로나19 mRNA 백신은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았다”며 “보건 안보 차원에서 한국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와 함께 기업이 실패를 무릅쓰고 뛰어들 수 있는 인센티브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현아/김유림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