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보단 미국 지표"…美 성장률 상향 소식에 유가 오름세 [오늘의 유가]
미국발 호재에 유가 다시 상승
中지표 부진 상쇄


국제유가가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 상향 소식에 올랐다. 이는 중국의 수출 부진 지표로 인한 수요 부족 우려를 상쇄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98센트(1.20%) 오른 배럴당 82.9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지난 4월 12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국보단 미국 지표"…美 성장률 상향 소식에 유가 오름세 [오늘의 유가]
유가는 중국의 수출이 부진했다는 소식에도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보고서에 반등했다. EIA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1.9%로 상향했다. 브렌트유 전망치에 대해선 올해 하반기 평균 86달러로 예상해 이전보다 약 7달러가량 올렸다.

미국의 올해 원유 생산은 하루 85만 배럴 증가한 1276만 배럴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전 고점은 2019년 기록한 1230만 배럴이었다. 전 세계 원유 수요에 대해서는 "하루 176만 배럴 증가할 것"이라며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EIA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자발적 감산과 전 세계 수요 증가세로 인해 유가가 지난 6월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요인들이 글로벌 원유 재고를 계속 줄여나가고 수개월간 유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7월 수출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7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5% 줄었다. 이 같은 월간 수출 증가율은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2020년 2월 이후 3년여 만에 최저치다. 시장이 예상한 12.5% 감소보다 부진했을 뿐만 아니라 전월(6월)에 12.4% 급감한 이후 또다시 줄어든 것이다.
"중국보단 미국 지표"…美 성장률 상향 소식에 유가 오름세 [오늘의 유가]
수입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4% 줄어 전달(6.8% 감소)와 시장 예상치(5.0% 감소)보다 부진했다. 중국의 7월 원유 수입은 전달보다 19% 줄어든 4370만t(배럴 기준으로는 하루평균 1030만 배럴)으로 집계됐다. ING의 전략가들은 "중국의 원유 수입 감소는 역내 수요가 줄고, 재고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의 원유 수입은 여전히 작년의 저점 대비로는 17% 많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1~7월 중국의 원유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5% 늘어난 3억2600만t에 달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글로벌 리서치 및 분석 담당 매니저는 "펀더멘털은 유가를 계속 지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