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트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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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과학기술 논문 경쟁력이 처음으로 일본을 앞섰다. 중국은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모두 미국과 격차를 벌리면서 세계 1위를 굳혔다.

9일 일본 문부과학성 산하 과학기술·학술정책연구소의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1년 한국은 '상위 1% 주목 논문'을 연평균 331건(점유율 1.8%) 발표해 세계 11위에 올랐다. 일본은 319건(1.7%)으로 12위였다. 10년 전 만해도 일본은 7위, 한국은 13위였다.

'상위 10% 주목 논문'에서도 한국은 4100건(2.2%)으로 10위에 올랐다. 일본은 3767건(2.0%)으로 13위까지 처졌다. 10년 전엔 일본이 6위, 한국이 13위였다. 한국이 상위 1%와 10% 주목 논문에서 일본을 앞선 것은 처음이다. 일본은 이란에도 뒤지며 논문 경쟁력 순위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상위 10% 주목 논문은 주요 논문에 인용되거나 유명 학술지에 발표되는 빈도가 상위 10% 이내인 논문을 말한다. 상위 1% 주목 논문은 인용 빈도가 1%인 세계 최고 수준의 논문을 의미한다. 둘 다 논문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일본은 과학 논문 수와 특허 출원 수를 한 나라의 기술 경쟁력과 연구개발 성과를 측정하는 기본 지표로 보고 해마다 경쟁국의 현황을 집계한다. 매년 발표되는 과학 논문과 특허 출원의 숫자가 들쑥날쑥한 점을 감안해 최근 3년간 평균으로 순위를 매긴다.

논문의 양적인 경쟁력을 나타내는 전체 논문수에서는 일본이 7만775건(3.8%)로 5위, 한국은 5만7070건(3.0%)으로 8위였다.

중국은 양과 질에서 모두 미국을 앞서며 2년 연속 세계 1위에 올랐다. 논문수는 46만4077건(24.6%)을 발표해 30만2466건(16.1%)의 미국을 크게 따돌렸다.

상위 10% 주목 논문과 1% 주목 논문의 점유율도 각각 28.9%와 29.3%로 19.2%와 22.6%의 미국을 앞섰다. 중국은 2017년 논문수, 2018년 상위 10% 주목 논문, 2019년 상위 1% 주목 논문에서 차례로 미국을 앞섰다.

한국과 일본의 논문 경쟁력을 결정한 건 연구개발비와 연구인력이었다. 2021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4.93%로 이스라엘(5.56%)에 이어 세계 2위였다. 대만(3.78%) 일본(3.59%), 미국(3.46%)이 3~5위였다.

1981년만해도 GDP에서 연구개발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일본은 2.26%인 반면 한국은 0.59%에 불과했다. 일본이 30년 장기침체를 겪는 와중에도 연구개발비 비중을 꾸준히 높여왔지만 2011년 한국에 처음 추월을 당했다.

근로자 1만명 당 연구자수도 한국은 2017년 138.9명으로 136.3명의 일본을 처음 제쳤다. 2021년에는 167.4명으로 137.8명에 그친 일본과 격차를 더 벌렸다. 인구 대국 중국의 근로자 1만명 당 연구자수는 23.7명(2018년), 미국은 92.9명(2020년)이었다.

박사 학위 취득자수도 한국이 일본을 처음 앞섰다. 한국의 박사 취득자수는 2010년 1만542명에서 2021년 1만6420명으로 늘었다. 반면 일본은 1만6760명에서 1만5564명으로 줄었다. 미국의 박사 취득자수는 2010년 6만7698명에서 9만4119명, 중국은 4만7407명에서 7만514명으로 늘었다.

인구 100만명 당 박사수도 한국은 2010년 213명에서 2021년 317명으로 크게 늘었다. 반면 일본은 131명에서 123명으로 줄었다. 미국은 285명, 중국은 50명이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