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부진했던 화학주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9월 23~30일) KRX 에너지화학 지수는 약 8% 상승했다. 거래소 주요 지수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올 들어 지난 8월 말까지 23.83% 급락한 KRX 에너지화학 지수는 지난 24일 대대적인 중국 경기 부양책이 공개되며 반등에 성공했다. 주요 구성 종목인 롯데케미칼과 금호석유, LG화학이 지난 5거래일간 각각 약 28%, 17%, 11% 뛰었다.석유·화학 업종은 중국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중국이 전 세계 석유화학 수요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석유화학 기업의 중국 수출 비중은 36.3%에 달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은행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하고 부동산 대출금리도 내려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대규모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둔화했던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크다. 화학제품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최근 주가 하락으로 화학 기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수준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KB증권은 석유화학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최근 ‘비중 확대’로 변경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10월 중국 소비가 회복세를 보인다면 4분기부터 화학 제품 마진이 개선될 것”이라며 “향후 중국 소비 회복 강도에 따라 투자심리가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iM증권은 금호석유, 롯데정밀화학, 유니드 등을 추천했다.조아라 기자
섬유·의류 등 소비재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밸류업지수가 금융·자동차 업종 위주로 구성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소비재주가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패션 제조·유통 업체 F&F와 한세실업 주가는 지난 24일 밸류업지수에 편입된 후 30일까지 각각 15.5%, 6.7% 올랐다. 시장 예상과 달리 소비재 업종 내에서 섬유·의류 종목이 밸류업지수에 대거 포함됐다. 지수에 포함된 휠라홀딩스는 같은 기간 0.4% 상승했다.증권가에선 밸류업지수 편입 기대가 없었던 종목에 수급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밸류업지수 편입에 실패한 종목들의 수급이 예상을 깨고 밸류업에 포함된 종목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이번에는 밸류업지수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향후 편입 가능성이 높은 종목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영원무역, 한섬, LF, 감성코퍼레이션 등을 밸류업지수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종목으로 꼽았다. 아웃도어 업체인 감성코퍼레이션은 2024~2026년 사업연도 실적 기준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고 지난 4월 공시했다. 7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 배당 등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감성코퍼레이션을 섬유·의류 업종 중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기업으로 분류한다. 박현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들 종목은 이미 배당 확대에 나서거나 계획을 구체화한 곳”이라며 “사내 유보 현금도 많아 배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류은혁 기자
6년 전 금융당국 주도로 출범한 KRX300지수가 투자자에게 외면받고 있다. 종목 구성과 수익률 측면에서 기존 지수와 차별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30일 상장지수펀드(ETF) 정보 플랫폼 ETF CHECK에 따르면 KRX300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총 7개다. 이들 상품의 순자산가치 합계는 787억원에 그쳤다. 종목당 평균 순자산이 110억원에 불과했다. 국내 증시에 상장돼 있는 ETF 한 종목당 평균 순자산(약 1700억원)의 6% 수준에 불과하다. KRX300지수 관련 상품이 투자자의 관심에서 완전히 멀어져 있는 것이다.이미 시장에서 사라진 상품도 적지 않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5월 ‘ARIRANG KRX300’을 상장 폐지했다. 당시 순자산이 35억원 수준으로 상장 폐지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KRX300금융, KRX300산업재 등 KRX 기반 업종 ETF도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KRX300을 활용한 레버리지 ETF도 투자자의 외면 속에 상장 폐지됐다.KRX300지수는 2018년 한국거래소 주도로 출시됐다.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내걸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300개를 선별해 만들어졌다.기존 대표 지수와의 차별화에 실패한 게 KRX300의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이 큰 종목이 대거 편입되면서 기존 지수와 다른 점을 찾기 어려웠다”며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가 입장에선 벤치마크를 바꾸는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KRX300을 채택할 만한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일각에서는 최근 공개된 밸류업지수가 KRX300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ETF 담당 임원은 “차별화에 실패해 기관투자가들이 밸류업지수를 활용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