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한반도 관통 예보에 초긴장…차수벽 세우고 선박들 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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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차도 등 시설물 점검 강화…포항에선 이미 일부 주민에 대피명령
산업현장도 비상…생산차 대이동, 조선소 크레인 등 고정작업 분주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국내에 상륙해 한반도 남쪽 끝부터 북쪽 끝까지 내륙에서 느림보 종단을 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 등이 피해 최소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과거 태풍으로 인한 강풍·침수로 큰 피해를 겪었던 지역에서는 차수벽·모래주머니·소방장비 등 활용 가능한 시설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하는 한편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한 시설물 점검에도 주력하고 있다.
◇ 차수벽 세우고 모래주머니 쌓고…소방장비 총동원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는 9일 오후 높이 2m, 폭 200m(10m×20개) 규모의 마산만 방재언덕 차수벽(기립식 방조벽)을 세운다.
현재 차수벽 안쪽(바닷가 반대쪽)으로는 횟집 등으로 쓰이는 지하층을 포함한 건물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차수벽은 평소에는 바닥에 눕혀져 있다가 태풍이 오면 소멸 때까지 세워두고 밀려오는 파도와 폭우가 겹치며 발생할 수 있는 인명·재산 피해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가 남해안을 강타했을 때 마산합포구 해안가에 해일이 들이닥치며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이후 설치가 추진돼 2018년 12월 준공됐다.
울산시와 중구는 과거 심각한 침수 피해를 겪은 태화·우정시장에 대형 화재 진압용으로 쓰이는 대용량 방사시스템을 설치하고 유사 피해가 되풀이되면 물을 퍼내는 데 쓰기로 했다.
태화·우정시장 일원은 태화강 인근 저지대로, 2016년 태풍 차바 때 물난리를 겪었다.
이 방사 장비는 원래 대형 화재 현장에서 바닷물이나 저수지 물을 대용량으로 끌어올려 불을 끄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이번 태풍 때는 발상을 바꿔 이 장비를 저지대 침수지역의 물을 퍼 올리는 데 활용하기로 했다.
침수지역의 물을 장비로 대거 끌어올려 인근 태화강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이 경우 방사시스템이 퍼 올리는 빗물은 1분당 45t 상당이다.
여기에다 1분당 10t의 물을 방수하는 대형펌프 6대도 함께 동원한다.
이렇게 하면 분당 105t의 물을 빼낼 수 있어 저지대 침수 방지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울산시와 중구는 기대한다.
◇ 유사 피해 없도록…저수지·지하차도 등 점검 또 점검
경북도는 지난달 폭우와 산사태로 큰 피해가 나 복구작업이 진행 중인 예천 등 북부지역과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엄청난 타격을 받은 포항 냉천 등 재해복구사업 현장에 문제가 없는지 거듭 점검하고 있다.
경북도와 시·군, 관계기관은 장마 기간 집중 호우로 강우량이 많았던 북부지역 저수용량 3만t 이상과 인명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저수지를 대상으로 제방 균열, 누수, 물넘이 등 구조물 손상 여부 등을 점검했다.
포항시는 지난 8일 태풍 북상에 맞춰 재해 약자 590명을 대상으로 이미 대피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시는 상황에 따라 취약지역 거주자들을 대피소로 추가 대피하도록 명령할 예정이다.
지난달 중순 집중 호우로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충북도 등은 지하차도 대상 예찰 및 차단시설 점검 등도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 각 지자체는 강풍 피해 예방을 위한 농·축산시설, 옥외광고물, 교통표지판, 신호등, 건물 외벽, 크레인 등에 대한 점검도 이어간다.
전국 14개 공항에서는 강풍에 대비한 항공기 결박 조치와 배수시설·지하차도 등 취약 시설에 대한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드는 10일까지 항공편 및 여객선 운항 등도 차례로 끊길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항·인천항을 포함한 주요 항구에서는 태풍 북상에 대비한 선박 대피에 분주한 모습이다.
크레인을 비롯한 하역 장비에 대해서는 고박을 진행하고 컨테이너를 4단 이하로 쌓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교육 현장은 대부분 여름방학 중이긴 하지만, 돌봄 및 수업 등으로 문을 여는 학교에 한해서는 탄력적 학사운영이 실시될 예정이다.
제주에서는 일부 학교가 이날 하교 시간을 앞당기거나 초등 돌봄교실과 유치원 방과후과정 등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개학일을 미룬 학교도 있었다.
경남도교육청은 태풍 직접 영향권인 10일 하루 도내 모든 학교에서 원격수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 산업현장도 비상…생산차 5천대 이동에 조선소 장비·컨테이너 고정 강화
산업현장도 카눈 상륙을 하루 앞둔 이날 피해 예방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수출 선적 부두와 저지대에 있는 생산차 등 5천여대를 안전한 지대로 옮기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조업현장이 바다와 인접한 데다 골리앗 크레인 등 각종 철제 구조물이 많은 조선업 특성 때문에 태풍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살피며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군함 2척을 포함한 선박 7척을 서해 쪽으로 피항 조치했고, 건조 중인 선박들은 계류 로프를 보강해 강풍에 대비했다.
회사 자체 태풍 위험등급 가운데 최고 단계인 '심각'을 발령하고 전사 태풍 비상대책위원회와 태풍 상황실 운영에 들어갔다.
경남에 있는 대형 조선업체인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외부에 있는 각종 장비 및 컨테이너를 단단히 묶고 크레인 고정작업 등을 강화하며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측은 태풍 강도에 따라 야드 전체 출입 및 통행금지 등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우영식 전지혜 전창해 허광무 홍인철 이승형 전승현 최찬흥 김소연 이해용 신민재 김동민 김선경 기자)
/연합뉴스
산업현장도 비상…생산차 대이동, 조선소 크레인 등 고정작업 분주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국내에 상륙해 한반도 남쪽 끝부터 북쪽 끝까지 내륙에서 느림보 종단을 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 등이 피해 최소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과거 태풍으로 인한 강풍·침수로 큰 피해를 겪었던 지역에서는 차수벽·모래주머니·소방장비 등 활용 가능한 시설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하는 한편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한 시설물 점검에도 주력하고 있다.
◇ 차수벽 세우고 모래주머니 쌓고…소방장비 총동원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는 9일 오후 높이 2m, 폭 200m(10m×20개) 규모의 마산만 방재언덕 차수벽(기립식 방조벽)을 세운다.
현재 차수벽 안쪽(바닷가 반대쪽)으로는 횟집 등으로 쓰이는 지하층을 포함한 건물이 줄지어 들어서 있다.
차수벽은 평소에는 바닥에 눕혀져 있다가 태풍이 오면 소멸 때까지 세워두고 밀려오는 파도와 폭우가 겹치며 발생할 수 있는 인명·재산 피해를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2003년 9월 태풍 매미가 남해안을 강타했을 때 마산합포구 해안가에 해일이 들이닥치며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이후 설치가 추진돼 2018년 12월 준공됐다.
울산시와 중구는 과거 심각한 침수 피해를 겪은 태화·우정시장에 대형 화재 진압용으로 쓰이는 대용량 방사시스템을 설치하고 유사 피해가 되풀이되면 물을 퍼내는 데 쓰기로 했다.
태화·우정시장 일원은 태화강 인근 저지대로, 2016년 태풍 차바 때 물난리를 겪었다.
이 방사 장비는 원래 대형 화재 현장에서 바닷물이나 저수지 물을 대용량으로 끌어올려 불을 끄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이번 태풍 때는 발상을 바꿔 이 장비를 저지대 침수지역의 물을 퍼 올리는 데 활용하기로 했다.
침수지역의 물을 장비로 대거 끌어올려 인근 태화강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이 경우 방사시스템이 퍼 올리는 빗물은 1분당 45t 상당이다.
여기에다 1분당 10t의 물을 방수하는 대형펌프 6대도 함께 동원한다.
이렇게 하면 분당 105t의 물을 빼낼 수 있어 저지대 침수 방지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울산시와 중구는 기대한다.
◇ 유사 피해 없도록…저수지·지하차도 등 점검 또 점검
경북도는 지난달 폭우와 산사태로 큰 피해가 나 복구작업이 진행 중인 예천 등 북부지역과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엄청난 타격을 받은 포항 냉천 등 재해복구사업 현장에 문제가 없는지 거듭 점검하고 있다.
경북도와 시·군, 관계기관은 장마 기간 집중 호우로 강우량이 많았던 북부지역 저수용량 3만t 이상과 인명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저수지를 대상으로 제방 균열, 누수, 물넘이 등 구조물 손상 여부 등을 점검했다.
포항시는 지난 8일 태풍 북상에 맞춰 재해 약자 590명을 대상으로 이미 대피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시는 상황에 따라 취약지역 거주자들을 대피소로 추가 대피하도록 명령할 예정이다.
지난달 중순 집중 호우로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충북도 등은 지하차도 대상 예찰 및 차단시설 점검 등도 실시하고 있다.
이밖에 각 지자체는 강풍 피해 예방을 위한 농·축산시설, 옥외광고물, 교통표지판, 신호등, 건물 외벽, 크레인 등에 대한 점검도 이어간다.
전국 14개 공항에서는 강풍에 대비한 항공기 결박 조치와 배수시설·지하차도 등 취약 시설에 대한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드는 10일까지 항공편 및 여객선 운항 등도 차례로 끊길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항·인천항을 포함한 주요 항구에서는 태풍 북상에 대비한 선박 대피에 분주한 모습이다.
크레인을 비롯한 하역 장비에 대해서는 고박을 진행하고 컨테이너를 4단 이하로 쌓는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교육 현장은 대부분 여름방학 중이긴 하지만, 돌봄 및 수업 등으로 문을 여는 학교에 한해서는 탄력적 학사운영이 실시될 예정이다.
제주에서는 일부 학교가 이날 하교 시간을 앞당기거나 초등 돌봄교실과 유치원 방과후과정 등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
개학일을 미룬 학교도 있었다.
경남도교육청은 태풍 직접 영향권인 10일 하루 도내 모든 학교에서 원격수업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 산업현장도 비상…생산차 5천대 이동에 조선소 장비·컨테이너 고정 강화
산업현장도 카눈 상륙을 하루 앞둔 이날 피해 예방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수출 선적 부두와 저지대에 있는 생산차 등 5천여대를 안전한 지대로 옮기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조업현장이 바다와 인접한 데다 골리앗 크레인 등 각종 철제 구조물이 많은 조선업 특성 때문에 태풍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살피며 긴장도를 높이고 있다.
군함 2척을 포함한 선박 7척을 서해 쪽으로 피항 조치했고, 건조 중인 선박들은 계류 로프를 보강해 강풍에 대비했다.
회사 자체 태풍 위험등급 가운데 최고 단계인 '심각'을 발령하고 전사 태풍 비상대책위원회와 태풍 상황실 운영에 들어갔다.
경남에 있는 대형 조선업체인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도 외부에 있는 각종 장비 및 컨테이너를 단단히 묶고 크레인 고정작업 등을 강화하며 안전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측은 태풍 강도에 따라 야드 전체 출입 및 통행금지 등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우영식 전지혜 전창해 허광무 홍인철 이승형 전승현 최찬흥 김소연 이해용 신민재 김동민 김선경 기자)
/연합뉴스